근거없고 신뢰도 떨어지는 이적시장 및 올해 팀별 키워드.
시간날때마다 임시저장 버튼 클릭하며 쓴 글이라 오류도 있을 수 있고 두리뭉실함.
그냥 한 축덕의 올해 개클 기대감 적은 글이라 봐주십사 하고 적어봄. 난 전북팬이지만 이번 글에서는 최대한 중립적인 시각으로 써봤음.
순서는 의미없음.
1. 전북
전북이 3연패 할 가능성은 굉장히 높다.
축알못이지만 리그는 뎁스라고 생각한다. 전북 팬으로서 매번 전즈엉 거리는건 사실이나 우리 팀의 뎁스(정확히는 팀 연봉)가 굉장히 깊다는건 인정한다. 또 그 뎁스가 단순히 양에 있는게 아니라 질이 있다는 것도. 흔한 전쟁 용어로 국지전이란 표현이 있는데 전북은 09년 우승 이후로 (정확히는 08년 이후로) 여기에 특화된 운영을 하고 있다. 약팀이 강팀을 무찌르는 소규모 도발 혹은 전면전 같은 게 아니라 한정된 지역에서 상대방을 찍어 누르는 플레이. 모두들 아시다시피 이를 활용하는 포지션은 측면, 그리고 항상 불안감으로 대두되는 중원 쪽(3선)은 상대를 넘어서지 않으며 철저하게 기본기만을 추구하며 상대한다. 이런 식의 영입방향은 그동안 좋게 작용했다. (물론 안좋은 점도 있다) 당연하게도 작전 플레이에 특화된(이를 이용한 전면전) 팀이 나오는 순간엔 돈을 쳐발라도 자멸한다.
2015년 수원이 전북을 따라잡지 못한 것도 전술은 있으나 이를 지탱해줄 활용자원이 부족했던 것으로 생각하는 터라 전북이 올해도 강력한 우승후보라는 사실은 변함없을 듯 하다. 그만큼 현재 전북이 K리그내에서 차지하는 위상은 압도적이다. 김신욱-이종호를 영입할 구단이 과연 있을까? 과거 레알 성남-수원이 아닌 이상 쉽게 볼 수 없는 상황이다.
여기서 끝이면 또 모르겠으나 최강희라는, 리그 운영과 선수단 관리에 도가 튼 감독이 K리그를 주름 잡고 있다. 돈만 쓴다고 우승한다면 언제나 맨시티, 레알이 우승 해야하나 현실은 그 정도까진 아니다. 돈은 우승을 압도적으로 유리하게 만드는 요소지만 그 것을 활용할 도구는 항상 필요하다. 하지만 쉬운건 아니다. 2000년 초중반 돈 쳐바른 첼시는 무리뉴 선임과 함께 우승을, 훗날 제 2의 첼시가 된 맨시티는 더한 돈을 펐어도 한참 후에 우승했다. K리그는? 멀리 갈 것도 없이 몇몇 사례에서 돈도 돈이지만 감독의 능력 또한 요구된다는 걸 알 수 있다. (울산-조민국, 수원-윤성효)
이렇게 보면 우승이 당연시 하게 보이나 그럼에도 크게 무너질 가능성은 존재한다. 먼저 수미로 인한 연쇄작용을 들 수 있겠다. 단순히 수미만 문제라면 전혀 상관이 없으나 이를 통해 포백라인과 측면라인의 활동량이 늘어나게 된다면 리그 운영에 파행을 겪을 가능성도 있다. 당연하게도 이로 인해 후방 롱볼 비중이 늘어나고 김신욱, 이동국의 머리를 살리는 일이 많아진다면 '극강'이라는 칭호를 붙이기엔 어렵다고 생각한다.
다른 방향으로 전북이 무너진다면 (전북의 영입방향 문제가 있을 수 있으나) 다른 팀의 성장이 더 좋아서 무너질 수도 있겠다. 즉, 12시즌 GS 데몰리션 같은 사기적인 스쿼드가 구성된다면 앞서 말한 국지전은 그냥 소모성 전투가 되어서 전투는 패배할 것이다. 거기에 13포항같은 팀플레이에 특화된 팀이 등장한다면 어려운 일정을 보낼 듯 싶다.
포항이 우승한 뒤의 키워드는 유소년이었다. 그 다음해 모든 팬들은 지지팀의 신인선수들을 살펴보면서 가능성을 타진했다. 그리고 전북의 우승 후, K리그 키워드는 자생 VS 투자라는 전혀 상반된 개념이 지배하고 있는 중이다. 정말 최강희 감독이 투자가 답이라는 사실을 증명하려면 올시즌 우승 뿐 아니라 내용에서도 증명을 해야한다.
사견으로는 (작년에도 말했지만) 이런 식의 운영은 이젠 접어야 할 때다. 영입이 많은게 문제가 아니라 좀 더 길게 보는 전략이 필요하다. 리빌딩 시기는 작년이 최적이었는데....결과론이지만 시기를 놓쳤다.
2. GS
전북의 유일한 대항마로 보여진다.
GS팬들이 뭐라 하던간에 난 최용수 감독을 굉장히 높게 평가하고 있다. 그래도 작년엔 기대 안했는데....허허. 끝내 FA컵 우승을 우승시켰고 팀을 상위권에 올려놨다. 리그 운영은 다소 투박하더라도 토너먼트 만큼은 매번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우승이 걸림돌이었는데 FA컵 우승으로 이마저도 탈출 했다. 왜 GS팬들이 최용수 감독을 극딜(까는거야 인정하는데 경질은 왜?)하는지 모를 정도다.
최용수 감독은 데몰리션이 해체된 지난 2년간 눈에 띠는 몇몇 선수들을 발굴했다. 당시만 해도 데몰리션 해체 후 밑바탕이 부족해 '1년간 준비는 철저하나 장기간 비전은 ...'이란 평을 남겼는데 이젠 그러한 말도 소용없게 되었다. 그게 설사 얻어걸렸다라고 무시해도 말이지. 이처럼 작년 GS는 리빌딩에 있어서 효율적이라고 말하기는 무리가 있을 수 있으나 효과적인 성과를 냈다. 2년간의 밑바탕이 깔려 있기에 데얀이 들어온 올해 GS는 (슬로우 스타트는 예상 못하겠지만) 나름 괜찮은 성적을 낼 것으로 보인다.
하나 불안감이라 하면, 이번 시즌 영입이 그동안의 전북의 행보와 비슷하다. 약점인 포지션을 채우는게 아니라 강점인 포지션을 더 늘렸다. 이는 이적료 사용보다 FA 선수들을 활용한 것 때문이라 생각된다. 오스마르가 굳건하고 신예 박용우, 김원식 있는 라인에 주세종을, (군대를 내년에 간다하더라도) 유상훈이 있는 위치에 유현이 들어왔다. 심지어 아드리아노-박주영이 있는데 데얀의 영입.
반면에 이 팀의 고질적인 약점인 측면 공격, 정확히는 차두리의 측면 플레이를 대체할 플레이어는 성에 차지 않는다. K리그 팀들 치고 윙어가 부족한 팀은 거의 없다. 근데 GS는 팀 전력에 비해 측면에서 확실하게 밀린다. 그래서 요 몇년간 윙백 차두리나 고광민이 돋보였으나 이제 차두리는 은퇴다. 여기에 이웅희의 수비는 해결될 순 있어도 (그가 풀백출신을 경험 삼아) 측면과의 연계플레이 장점은 메꾸기 쉽지 않다. 마치 전북의 중원과 흡사한 상태. 한정된 연봉선에서 FA 다수를 영입한 (2년간) 전북이 받아온 평가는 (우승을 했음에도) 유지 혹은 퇴보라는 단어가 붙기도 한다.(전북의 '우승'이 문제가 아니라 '우승' 팀의 경기력 문제)
만약 GS 영입이 여기서 끝난다면 좋게 보면 전북 대항마, 나쁘게 보면 현상 유지 쪽에서 끝날 가능성도 있다.
3. 수원
작년이 서정원 감독의 '감독'의 목줄이 잘리냐 마느냐의 고비였다면, 올해는 이끌어갈 '팀'의 고비라고 본다.
작년 초를 기억해보면 수원의 주전라인업은 좋았다. 올해도 따져보면 나쁘지 않다. 단지 뎁스가 약한게 문제.
그런데 염기훈이 터지면서 서정원 감독의 리그 운영이 빛을 발했다. 부상이 늘어났지만 포변으로 메웠고 그 와중에 몇몇 자원은 운영이 가능할 만큼 로테이션을 시켜줬다. 염기훈 폼이 다소 떨어지자 권창훈, 산토스의 공격력이 좋아졌고 욕은 항상 먹었던 신세계도 어느덧 주전가능성이 높아졌다. 항간에는 아예 오범석(이적)을 뛰어 넘었다는 평가까지. 여기에 이상호의 멀티 포지션은 큰 힘이 되었다.
그러나 올해 수원 주전 라인업은 확실히 떨어진다. 주전인 서정진, 대들보 김은선과 조성진이 떠났다. 작년에는 뎁스만 얇았는데.... 올해는 이를 채워줄 영입이 지지부진하다. 그나마 조원희가 온건 분명 청신호다. 노룩패스 같은 비아냥도 어느정도는 감안해야하나 그의 멀티포지션 및 수원이 앞으로 계속 신인들을 활용하기 위해선 필드위 플레잉 코치가 필요해 보인다. 그럼에도 이 팀을 우승권이라고 뽑기엔 무리가 있어 보인다. 다만 상위권에서 충분히 경쟁할 듯 하다. 이유는 서정원 감독의 임기응변.
최용수 감독과 서정원 감독은 언뜻보면 비슷하다. 팀의 1년을 잘 준비, 그 스쿼드를 한계까지 끌어올린다. 우승을 하지 못했기에 나쁘게 평하는 팬들의 의견도 분명 맞는 말이긴 하나 수원은 과거의 수원과 다른 고른 성적을 유지중이다. 분명 망한 경기력도 있으나 과거 뻥축 경기에 비하면 개선도 되었고 성과도 냈다. 다만 최용수 감독과 방법은 달라보인다. 최용수 감독은 리스크 발현을 줄이려고 한다면, 서정원 감독은 리스크 피해를 줄이려고 한다. 가령 돌려막기(포변)를 들 수 있다. 최강희, 최용수, 황선홍 감독도 곧잘 포변을 한다. 그래도 서정원 감독만큼 단기간 많은 선수를 시도하진 않았다. 그리고 작년에 이 점은 장점과 한계를 동시에 보여줬다. 조성진의 수비형 미드필더 선택은 김은선의 부상 공백을 메우는 신의 한 수였으나 서정진, 고차원의 부진은 끝내 메우질 못했다. 난 이게 전북과 수원의 차이라고 보고 있다. 변칙의 한계. 대장군이 아무리 좋아보이는 병사에게 장수 칭호를 부여한들, 그 상대방이 실전 경험이 풍부한 장수들이라면 답이 없다.
물론 리스크 피해를 줄이려는 성과를 쉽게 볼 수는 없다. 2013년 가장 놀라웠던건 빅클럽 수원에서 30여명의 스쿼드가 전부 필드에서 뛰었다는 점인데, 줄부상 암초로 인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으나 이는 좋은 토양을 만들고 방향성을 제시했다. 이때 성장한 몇몇 선수들이 현 수원 주축 선수들이다. 다만 이러한 방식은 주기별로 활용해야 한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3년이 걸렸는데 올해 다시 시작하려면 또 밟아나가야 한다. 결국 이러한 전략 등은 모두 임시처방이라 볼 수 있으며 전력상승으로 연관짓기에는 다소 한계가 있다. 그래서 올시즌 기존 라인업에 더해 새로운 선수가 추가되는 수원이 조금 기대되었는데... 뭐가 문제인지는 몰라도 좋은 영입은 어려워보인다.
기대할 점은 있다. 다소 신기한 라인업도 나올 것이고 몇몇 신인선수들도 등장할 것이다. 주요자원들 이적으로 인한 전술 수정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기에 새로운 시도를 받아들이는 팬 입장에서는 이러한 모습들이 올시즌을 지켜보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4. 포항
요 몇년간 항상 포항을 포항빠보다도 높게 평가했다. 작년 남들 아무도 안꼽을때 포항을 우승후보라고 생각했고 아챔권에 못오른 2014년에도 우승후보라고 봤다. 13시즌 우승과 14시즌 초의 행보가 놀라움을 넘어 경외감까지 불러일으킨게 컸다. 이들이 가진 힘은 선수가 아닌 전술에서 빛을 발하며 새로운 신인선수가 덧을 입힌다. 전북, GS, 울산 등의 팀과 포항의 전술적 움직임, 팀 운영방향은 확연한 차이가 있다.
근데 리그 초짜 감독이 왔고 주전 선수가 또 나갔다. 최진철 감독이 아무리 황선홍 감독과 비슷하게 유지한다 한들 전술과 운영이 바뀌는 건 필수불가결이다.
K리그 명문을 단 1팀만 꼽으라면 무조건 들어가는 포항의 현 위상은 정말 아쉽게도 초라해졌다. 이 팀의 방향성은 여전히 높게 사고 있으나 행보는 썩 좋아보이지 않는다. 더블을 통해 명장반열에 올라선 황선홍 감독의 빈자리는 분명 클 것이다. 김승대의 이탈로 인해 새로운 공격전술을 입힐 수도 있다. 당연히 이는 도박. 프로 감독이 처음인 최진철 감독이기에 리그 운영에 있어서 다소 혼란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변수가 원체 많아서 성적을 예상하기가 쉽지 않다.
가장 급선무는 대형 스타를 만들어 내는 것. 신인들 다수가 산발적으로 터지는 건 의미가 없어 보인다. 신인 대형 스타가 터져 단순히 가능성으로(이광혁, 문창진) 그칠게 아니라 팀의 주축(이명주, 김승대, 손준호)으로 성장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포항은 계속 그런식으로 나아갔다. 물론 양동현과 조수철은 분명 포항 라인업에 힘이 될 것으로 보이나 기존 이적한 선수가 김승대와 신진호라면 조금 다른 이야기겠지. 영입자원은 철저하게 전력 약화 방지 쪽이지, 이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우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고무열-이명주-김승대-손준호로 이어지는 연도별 신인 라인업을 보면 포항은 2년을 주기로 대형 신인을 발굴 시키고 있다. 이들이 첫 데뷔는 숨고르기(혹은 가능성) 그리고 다음해에 폭발적으로 성장해 K리그 수위권 선수가 된다. 나쁜 의미로 이들은 팔 수 있는 자원이고 좋은 의미로는 팀 성적의 1등 공신이다. 근데 작년 포항 선수를 꼽아보면...글쎄다 싶다. 중고(?) 신인이라 할 수 있는, 그리고 안타깝게 부상으로 낙마했던 이광혁, 문창진 정도? 이들은 이전 4명의 영플 도전기와는 사뭇 다르다. 그래서 최진철 감독은 더 어려운 행보를 겪을 것으로 보인다.
우승을 위해, 3강을 위해 필요한건 애매한 신인발굴이 아니라 주축 대형 신인 스타라 생각한다.
5. SK
조성환 감독은 박경훈 감독의 토대위에 공격적인 전술 색채, 특히 선수 개개인의 플레이를 중시하는 형태로 변화했다. 14시즌보다 풀백을 이용한 측면플레이는 다소 둔화되었고, 앞선 4명의 공격진+윤빛가람의 공격력을 극대화했다. 덕분에 공격력은 외국인 선수들이 독식하는 체제(13년에는 산토스, 14년에는 드로겟, 황일수 득점 편중)에서 벗어나 송진형, 윤빛가람, 강수일(징계전), 까랑까, 로페즈 등의 고른 득점 형태를 보인다. 그러나 밸런스(흔한 말로 여름징크스)는 또 실종되었다. 4선 주전들의 줄부상이 컸다기엔 3선 수미(양준아 이하 몇몇 선수들)는 안타까움만 남겼다.
이런 상태에서 SK의 영입은 좋지도 나쁘지도 않다고 본다. 아! 물론 영입이 나쁘다는게 아니다. 최고의 자원은 아닐지라도 좋은 자원들인 알짜자원을 쏙쏙 골라 영입했다. 김호남, 권용현, 이창민 등만 봐도 충분히 좋은 자원이다. 거기에 SK 특유의 브라질 외국인 선발도 도움이 될테고.
지적하고 싶은건 6강 싸움이 아니라 아챔권에 올라가느냐다. 언뜻보면 SK가 알짜 영입한 듯 해서 좋은 팀으로 분류되던데 이 점은 황일수, 김수범 영입시즌 때만해도 충분히 좋았다. 외인공격수가 터지면 더 높은 순위를 바라볼 수 있다는 말은 박경훈 감독 시절에도 매번 그래왔던, 그리고 들어왔던 일이다. 지리적인 문제로 인해 일본인 피지컬 코치까지 영입하면서 까지 여름 징크스를 다소 타파한 14SK의 성적 밸런스는 아이러니하게도 아주 평이했다. 거기에 15SK 윤빛가람과 로페즈의 빈자리는 이창민과 김호남(모이세르?)이 메울 것으로 보이는데 다소 떨어지는 건 사실이다.
즉, SK는 빈자리를 신인들로 메우는게 아니라 훌륭히 채워서 유지했다는 점에서 고평가를 받아야 할 것이다. 작년 SK는 가능성만 있는 시기라 볼 수 있으며 무언가를 아직 보여주기엔 좀 더 봐야한다. 그만큼 Sk는 2010년 이후 (기업구단 치고)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지 못한 편이다.
6강싸움에선 작년에 비해 우위를 가질 듯 하나 더 좋은 평가를 위해선 조성환 감독의 전술과 선수 기용 쪽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작년 포백라인 줄부상은 안타깝지만 그게 감독이 대비할 일이라 생각한다. 어느 팀이나 이런 상황은 자주 발생하는데 전북은 양으로, 수원은 포지션 변경을, GS는 쓰리백과 포백 혼용, 포항은 전술 안에 선수를 넣었다. SK는? 대비를 했었을까.
6. 울산
난 울산을 포항과 마찬가지로 항상 우승후보라고 꼽았다. 매년 감독의 선임 이유는 명확했으며 이적시장 영입도 초스피드, 그것도 다수를 빠르게 영입을 했다. 구단 모기업이 어려워도 축구단 지원에 아주 인색한 편은 아니다. 그러나 결과는 명가라는 수식어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2년을 보냈다.
김호곤 감독 사퇴 이후로 성적이 잘 나오질 않고 있어서 활발한 마케팅이 전부 빛을 못본다. 여기에 조민국->윤정환으로 이어지는 리빌딩 내용도 처참하다. 김호곤 색깔을 서서히 지워야 함에도 불구, 강제적으로 몇차례나 바꿔서 큰 틀의 정신은 사라져 버린지 오래다. 그리하여 얻은 것보다 실이 더 크다. 그러기에 올 시즌은 물음표 라는 수식어를 붙이고 싶다.
영입 자원은 액면가만 보면 좋게 보이나 위에 쓴 내용처럼 이젠 좀 다르게 평가하고 싶다. 가장 좋은 영입은 서명원,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아우를 수 있는 자원이다. 그리고 활동량이 좋은 이정협이 어떤 활약을 펼치느냐에 따라 공격진 무게감은 아예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 외는 아주 특별한 자원으로 보이진 않는다. 당장 전북과 GS의 영입목록을 비교해보면 울산의 영입이 아주 좋다고 볼 순 없다.
솔직히 김신욱 마저 나간 이마당에 평하면 언론의 울산 우승후보 설레발(좀 더 과격하게 말하면 3강이라는 수식어까지)은 조금 자제하는게 맞다. (절대 울산팬들을 자극하려는 게 아니다.) 지난 2년간 울산은 매번 우승후보 소리를 들었으나 현실은 처참했다. 물론 올해 우승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예상'이 아닌 '놀라움, 기적, 의외, 단결, 위기감 극복' 같은 신선한 평가가 더 맞을 것이다. 지난 2년간 팀의 위기를 고려해 볼 때, 단순히 올시즌 영입, 지난해말 반짝 상승세를 생각하며 쓴 언론의 과한 우승 시나리오는 팬들의 기대감만 높여줄 뿐, 정작 반드시 고쳐야할 눈앞의 목표를 놓치게 만들 수 있다.
윤정환 감독에겐 1년이겠지만, 팀 울산은 2년째 리빌딩을 진행중이다. 이제 김호곤, 조민국 감독의 색채는 옅어졌다. 선수단 관리, 성적 뿐 아니라 팀 울산에 무슨 색을 입히느냐가 올시즌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7. 수원FC
2014시즌 대전이 K리그 챌린지 우승할때 난 대전을 15시즌 잔류가 아니라 중하위권(잔류는 확신) 정도로 올라갈 것으로 생각했다. 그만큼 아드리아노를 중심으로한 수비 전술은 아주 특색이 있었으며 승강플레이오프를 거쳐 올라온 광주보다도 더 수비적이고 더 매력적이었다. 하지만 대전 주축 선수 이탈은 시즌 초부터 한계를 맞이, 결국 강등되었다. 오히려 시즌 내내 '전술은 매력적이나 K리그에선 한계'라는 소리를 듣던 광주가 소기의 성과를 보이며 잔류했다.
광주에게선 강한 틀의 전술과 핵심멤버 잔류, 대전에게선 시민구단의 비애라 할 수 있는 선수이탈이 있었으며 상주는 강제 In이 있다. 수원은 이들의 위험성과 장점을 동시에 지닌 팀이다.
광주와 마찬가지로 수원은 지난 3년간 전술 속에 선수를 기용했기에 기계적이고 날카롭다. 그라운드에서의 플레이는 창의적이나 이들의 기용방식과 전술은 감독의 의도대로 움직이기에 수동적이다. 수원 역시도 챌린지 시절 In & out을 많이 겪은 팀이다. 그럼에도 그 색을 잃지 않은건 강한 전술 유지력 때문. 이 때문에 수원의 잔류 가능성은 높아보이나 작년 대전, 과거 상주사례에서 나타난 핵심멤버의 다수 방출은 팀의 구심점을 해치는 계기를 만들었다. 여기서 수원도 벗어날 순 없다. 수원은 레전드라 할 수 있는 박종찬이 은퇴했다. 그리고 상주와 마찬가지로(상주는 강제지만) 질 좋은 자원들을 다수 영입했다. 문제를 해결하고 영입자원을 묶는게 조덕제 감독의 과제일 것이다.
당연하게도 수원을 상위스플릿까지 기대하기엔 무리가 있다. 기대와 현실은 항상 어긋나기에 이들에게 전북전에서 닥공VS막공을 하지 않는다 해도 비난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가장 좋은 모습은 15광주처럼 전략적으로 좋은 내용을 보이는 것과 잔류를 이끌어내는 것. 표면적인 성과는 미비해도 내용적으로 최고의 흥미를 이끌어낸 부분이기에 수원도 이러한 점을 착안해야 할 듯 하다.
지켜보고 싶은 건 조덕제 감독 특유의 리그 선발 유연성이 K리그 클래식에 통하느냐, 그리고 챌린지 전술 색채를 유지하느냐.
만약 이게 통한다면 K리그 클래식에 15광주와 같은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생각된다.
8. 상주
하나 다행인건 좋은 주축선수가 그대로 남았다는 점. 하나 불안한건 이들이 모두 가을에 나간다는 것.
우연인지 몰라도 상주의 좋은 영입은 격년제로 이뤄진다. 상주의 승격을 이끌었던 2013 시즌 선수들 이름값은 굉장했다. 이근호 이름 석자만 해도 알 것이다. 하지만 그해 들어온 13영입작들은 썩 좋지 못했다. 결국 14년 9월 주축 선수들이 떠나가면서 상주는 추락했다. 챌린지 강등 후 15시즌. 이승기, 박진포, 이용 등 내노라 하는 선수들이 입대했고 결국 승격했다. 근데 올해도 영입(입대)작을 보면 작년과 갭차이가 심하다. 그나마 좋아보이는 건 임성택, 이웅희, 김창훈 정도. 몇몇 자원들도 좋긴 하나 이승기, 박진포, 이용 등과 동일선상에 놓기엔 무리다. 더군다나 안산이 (프로행 이후) 상주보다 더 좋은 영입을 만들어냈다. 신진호가 없는건 정말 안타깝다.
결국 올해도 상주 클래식 시절인 14년도와 비슷한 평가를 내릴 수 밖에 없다. 우여곡절 끝에 중하위권에 머물다가 9~10월이 고비가 될 듯하다. 만약 올해 신인(입대)이 좋았다면 조금 달리 생각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이들이 뛰어나야 상주의 고질적인 문제(원소속 출전 금지 및 컨디션 유지)를 가능하게 하는데 올해 입대한 선수들의 평가가 그 정도는 아니다.
그나마 박항서 축구가 조진호 축구로 변화하면서 좀 더 다른 색깔을 낸다는게 변수일뿐. 명장이라도 주축 스쿼드의 변화(그것도 연마다)를 받아들이는 건 쉽게 할 수 없는 일이다. 불가능한 건 알겠지만...박항서 감독이 영입을 위해 입대를 중용한 것처럼 좋은 영입을 매년 유지시키는게 올시즌 강등/잔류 보다도 더 시급해 보일 것으로 보인다. 그런 점으로 조진호 감독이 이를 어떻게 해결할까도 궁금하기도 하거니와 걱정도 된다. 그는 대전시절 포백 3명의 빈자리를 결국 메우지 못한채 사퇴한 경험이 있다.
9. 인천
허정무->김봉길 감독으로 이어지는 인천은 좋은 선수진을 보유한 클럽이었다. 이 당시 선수들 면면도 뛰어나다. 하지만 김도훈 감독시절은 아니다. 구본상, 문상윤 등 알만한 주전들은 타 클럽으로 이적하고 현재 좋은 평가를 받아 이적한 김인성이나 조수철, 김원식 모두가 전력 외 취급자원들. 그런데 늑대 축구를 일정부분 구현해내었다. 늑대축구의 본질은 협력에 있다. 이들의 개인능력이 뛰어나서 인천이 15시즌 빛을 본게 아니라 협력으로 성과를 이루었다고 본다. 얼마전 공개된 연봉을 보니 인천이 30억 정도 썼더라. 같은 돈을 쓴 부산은 강등을, 대구와 서울은 승격을 못했다. 근데 인천은 FA컵 준우승과 아쉽게도 상위스플릿 진출에 실패했다. 이 정도면 김도훈 감독은 신이 아닐까. 솔직히 말하면 이해불가능한 업적이다.
그럼에도 기대치는 역시 똑같다. 인천의 주축 선수 변화는 마치 돌멩이 탑을 쌓는 것과 같다. 계속 계속 쌓으면서 나간 부분은 조약돌을 끼어막아 유지시킨다. 큰 구멍을 큰 돌이 아닌 작은 돌로 메꾸다 보니 더 견고해진다. 현재가 아마 이상태가 아닐 듯 싶다. 근데 아직 채울 돌이 부족하다. 큰돌 사이에 작은 돌을 끼어넣었으면 몰라도 그 큰 구멍을 전부 조약돌로 메웠다. 그렇기에 주축 돌이 잘못 빠지면 와르르 무너질 상황이다. 몇몇 팀은 무너저도 기둥은, 주춧돌은 남지만 인천은 아니다. 재계약도 좋고 몇몇 선수 방출도 좋은 선택이나 아직도 선수단 외적인 부분을 프런트가 아닌 김도훈 감독 전술과 리더쉽으로 해결한다. 위기 아닌 위기상황.
주축 선수들을 어느정도 유지한 게 돋보인다. (솔직히 쯔엉은 전혀 신경쓰면 안될 듯 하다. 나쁜 의미가 아니라 이 선수는 미완의 대기로 보고 길게 생각해야할 자원) 수원FC는 다 나갔고, 광주는 좋은 실력 뿐 아니라 팀 아이콘인 김호남이 나갔다. 그에 비하면 인천은 충분히 좋은 자원들을 지켜냈다. 그럼에도 여기서 더한 성적을 기대한다는 건 분명 사치다. 성적은 작년과 비슷한 성과를 보인다면 대박일 것이다. 그리고 목표를 잔류 정도로 설정하는게 더 적절할테고 말이다.
작년 믿기지 않을 열풍을 이끈 김도훈 감독의 리더쉽을 좀 더 믿는다. 풋토의 말이 사실이라는 전제하에.... 선수연봉을 고려한 영입을 단장이 아닌 감독이 한다고 한다. 이적생들의 활약이 기대된다.
10. 전남
2년간 전남은 남부럽지 않은 영입행보를 보였다. 이름값은 있어도 다소 나이가 있는 노장선수들 영입, 기존 자원을 배가시킬 특유의 외국인 선수 영입 등은 충분히 좋은 이적 전략이다. 그리고 이 밑바탕에는 기존 꼬꼬마들이 있었기에 더 유용했고. 하지만 결과는 썩 좋지 못했다. 하석주 감독이나 노상래 감독 모두 감독 경력이나 전력상으론 좋은 성적을 이룬 것일지 모르나 영입 기대치와 비교하면 좋지 못한 성적이다.
사견이지만 이 예로 인해 난 많은 팀들의 전력 보강을 전혀 다른 관점으로 바라본 계기가 되었다. 가령 올해 SK를 들 수 있겠지. 대형 주축 선수 영입 혹은 대형 신인 선수의 발굴이 아닌 이상, 알짜 선수들 영입으로 높은 성적을 내는 건 무리라고 생각하고 있다. 오히려 포항이나 현 수원 같은 팀이면 다르겠지만 전남, SK는 되려 빅네임을 영입하거나 전술에서 다른 방향을 제시하는게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는 길이라 생각한다.
노상래 감독은 14 하석주 감독과 다르게 밸런스에 치중할려고 노력을 한 듯하다. 14전남은 파괴적인 공격력과 빈약한 수비력이 도마에 오른 팀. 15시즌을 살펴보면 어느정도는 타파했으나 결국 기복은 나아지지 않았다. 그런 점을 들어 올해 영입된 자원은 마냥 방긋 웃을만한 상황은 아니다. 다소 이름값과 실력이 떨어지더라도 풀시즌을 경험한 선수(전력을 유지시켜 기복을 줄이는)가 더 좋을텐데 조석재를 제외하고는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건 당연하고 영입한 선수들이 풀시즌을 치룰만한 역량이 있는지는 다소 의문이 남는다. 심지어 조석재 마저도 충주시절 다소 기복을 보인 경험이 있다.
11. 성남
시도민 구단이라는 껍질을 생각할게 아니라 하나의 K리그 구단으로 봐도 매년 성장하고 있다.
14성남이 과도기적 성격을 띤 불균형의 성과를 이룬 팀이라면 15시즌은 주전들을 통한 뼈대를 완성하는 시기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 뼈대를 지켜냈다. 이 점은 매우 크다. 올시즌 김학범 감독의 용병술과 전략은 충분히 빛을 보긴 할테지만, 그것보다 전력을 유지한 것에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을 정도다. 김두현의 서브, 혹은 동반으로 쓰일 황진성은 이 뼈대를 보강하는데 아주 좋은 자원이라 보여진다. 15시즌 다소 수비적인 마인드를 가진 성남의 전술 색채는 더 빠르고 역동성 있는 역습전략이 주가 될 듯 하다.
다만 골격 완성에 입힐 양적 성장이 필요할 때다. 특유의 역습 속도와 김두현-황의조로 이어지는 간결한 득점루트, 철의 포백+김근배, 김동준의 가동은 작년과 변함없겠으나 이들을 통한 신인 및 백업자원 발굴해 새로운 루트를 만들어야 한다. 그간 숱한 시,도민 구단의 사례를 생각해 볼때 구단 외적인 상황이 언제나 장미빛을 그리진 않았다. 지금 성남이 시,도민 구단의 틀을 깬다고 하지만 이미 인천과 경남은 더 숱한 좋은 사례를 만들어낸 구단들이다. 그리고 현재는 (그 당시와 비교해 볼때) 물음표만이 남았다. 인천과 경남의 어려운 사정을 생각해본다면 (힘들겠지만) 이적시장에서 다소 장기적인 비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그 원천은 올시즌에 있겠지.
성적도 물론 어느정도 중요하나 이를 토대로 그 후를 대비하는게 성남의 숙제로 보여진다.
12. 광주
현실 FM? 유능한 감독이 현실세계에서 만화 '자이언트 킬링'을 보여주고 있다. 승격한 조덕제 감독과 함께 가장 귀추가 주목되는 시즌이라 평할 수 있겠다. 프런트와 협력적 관계라는 표현은 다소 무리겠지만 어느정도 수긍하는 감독이기에 이번 김호남 이적, 그리고 (만에하나) 이찬동 이적에 대비하는 모습들은 그의 능수능란 한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현 시도민 감독중에 현실파악이 가장 빠른 감독이기에 올해 그가 쓸 장기말과 장기판은 어떤 모습일지가 기대된다.
작년 광주를 내용으로 평했을때 '수우미양가' 중에 우 정도로 보여진다. 신선한 시도가 빛을 발했지만 완성도 구현에 실패한 시즌. 어떻게 보면 인천과 비슷하나 (그냥 내 감으로는) 훨씬 어려운 과제를 수행했다. 가장 눈에 띠는 건 2가지인데 하나는 이종민과 점유율.
난 저번 K리그 클래식 우측풀백 부분에서 최철순, 차두리가 아닌 이종민을 밀었다. 이 선수는 빌드업 시작점에 관여하는 선수로 중원과 측면 볼배급에 중요한 요소를 차지한다. 이찬동의 볼배급을 이종민이 하는 형태로 보여지는데 중원의 볼배급 패스가 많고 오버래핑을 활용해 키패스도 늘렸으며 그와 연계해 수비도 일정부분 해냈다. 같이 후보에 오른 최철순이 수비, 차두리가 공격쪽에 두각을 나타낸다면 이종민은 양쪽을 동시에 성취해 냈다고도 평할 수 있겠다. 이 핵심자원으로 인해 광주 특유의 패스축구가 빛을 발한 것으로 생각된다.(전방압박과 더불어)
다만, 점유율이 높은 축구를 구사하면서 이를 환산시킬 슈팅수가 현저히 부족한게 눈에 띤다. 패스와 키패스도 상당히 적은데 이는 볼을 돌리면서 공간을 찾아내려는 움직임까지는 효과적이나 이후의 과정은 전략상 한계로 인해 떨어지는 것으로 생각된다. 여기에 마무리 역할을 겸한 김호남마저 나갔으니 이를 해결해줄 에이스의 존재가 필요하겠지.
눈에 보이는 건 일단 정조국인데... 일단은 패스고 외국인 선수 쪽에 좀 더 무게감을 찾고 싶다. 15광주 최전방 공격수(까시아노?)에 대한 실패를 남기일 감독이 인정했기 때문에 올시즌 외국인은 의외로 기대감이 있다. 수원 자파 같은 유형이 최고지 않을까.
물론 이런 희망과 다르게 목표는 잔류일 것이다. 내용과 성적의 다소 불균형적인 완성을 이룬 팀이기에 발전된 축구보다 유지 쪽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광주 축구를 보지 않는 이상 10위라는 성적은 사실 크게 돋보이는 순위는 아니다. 까놓고 말해 작년 성적은 막판 '겨우 잔류'가 맞을 것이다. 오히려 겨우 10억 정도 더 쓰고 상위권과 경쟁한 인천이 놀라웠지.) 그래서 올해도 잔류 이상의 무언가를 올해도 보여주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은 있다.
울산 머저리 병신팀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