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축구

만화같은 패배 5월 23일 화성 원정 후기

by 고양시민축구단 posted May 25, 2015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만화같은 패배 5월 23일 화성 원정 후기


KakaoTalk_20150523_141405816.jpg


-화성의 추억

화성FC가 있기 전 과거 화성에는 화성신우전자라는 팀이 있었음

화성FC가 그러하듯 화성신우전자 역시 리그 상위권을 장악하던 팀이였는데 고양은 여태까지 화성(신우전자+화성FC)을 상대로 한번도 이긴적이 없음

화성FC와의 전적은 2013년 리그 원정에서 1:6패, 2014년 전국체전 경기도대표선발전에서 0:6패 2014년 리그 홈에서 1:4패...

전적에서 나타나듯이 고양은 화성에서 엄청나게 약함


-탈 K3리그를 보여주는 화성의 마케팅

화성은 리그 개막경기나 플레이오프같은 주요경기가 아니면 보조구장에서 경기를 진행함

화성종합경기타운이 지어진지 얼마 되지않아 시설도 최신식이고 보조구장의 시설이 크게 떨어지는 편이 아니라 관중이 집중되기 좋은 보조구장에서 경기를 진행하는게 나쁘지않은 것 같음

화성에 도착해서 여러번 그들의 구단 운영에 신선한 충격을 받음

우선 경기장 도착해서 첫눈에 들어온 화성FC 관련 현수막들

종류도 다양했는데 올해도 우승은 화성! 이라고 적힌 응원 문구부터 화성 지역 인터넷방송 화성에서온티비 광고 등등 여러가지가 있었음

화성에서온티비 같은 경우는 화성의 매 홈경기를 인터넷 생중계하는데 예산이 없는 우리팀은 상상도 할 수 없는 것이라 부러울따름

화성은 K3리그에서 몇 안되게 입장권을 판매하는 구단이기도함 입장권은 4,000원

그리고 입장권 판매 부스 옆에서는 경기일정이 적힌 부채를 무료로 나눠주고있었고 응원용 확성기를 2,000원에 판매하고있었음 2013년 원정때는 머플러도 팔았는데 다 팔린듯. 올해는 팔지 않음

판매부스 바로 맞은편에는 K3리그에서 유일하게 경기장내 매점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진짜 프로팀 못지않은 인프라가 구축되어있다고 생각되었음

경기장 안으로 들어서자 이번에 내 시선을 이끈건 피치를 둘러싼 A보드였음

K3리그 구단 중 이렇게 많은 A보드를 가지고있는 구단은 드문데 화성은 역시 뭔가 다르긴 다르다는 생각이었음

경기 시작 직전 양팀 출전선수를 소개하는데 고양을 포함한 대부분의 구단은 대한축구협회에서 내준 매뉴얼대로 선수를 소개함

하지만 화성은 K리그 경기장처럼 화성선수 소개할때 BGM을 넣어가며 강렬하게 선수소개를 했고 이것은 내가 K3리그 경기보면서 처음 보는 광경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음

처음보는 광경은 이것뿐만이 아니였는데 A매치때 매치볼을 꼬마아이가 주심에게 건내주는 행사가 있는데 화성도 이런 행사를 똑같이 진행하고있었음 진짜 화성FC가 꼬마아이에게 잊지못할 추억을 안겨주는 좋은 행사를 하는 것 같았음

게다가 화성은 선수교체할때 사용하는 넘버보드도 디지털식이였음

K리그 구단중 몇개 구단은 아직도 아날로그방식인데 넘버보드하나만큼은 K리그 구단을 뛰어넘었음

이밖에도 경기 중간중간 장내아나운서의 호응유도등 다양하게 지역민들에게 다가가려는 모습을 많이 보였고 이런 노력이 있었는지 상당히 외곽에 위치한 경기장임에도 불구하고 이날 약 300여명의 관중이 찾아왔음 300여명의 관중 수는 K3리그를 감안하면 많은 관중수에 속함


-의외로 동등한 경기의 전반

고양은 부진한 윌리암을 빼고 그자리에 여지훈을 투입한 것을 제외하고 지난경기와 동일한 베스트 11으로 경기에 나섰음

박영조가 지키는 골문 그리고 여지훈 황리건 정현우 김상원의 4백과 이영준 강대한 임홍순 신지훈의 미드진 이상호와 압둘라이 투톱 체제

작년 리그 우승, 그리고 올해 FA컵 16강에 진출해있는 화성을 상대로 선수비 후역습을 생각했으나 지난 청주전과 마찬가지로 상대의 공격에 맞불을 놓는 형태로 경기를 풀어나가는 모습이었음

압둘라이와 이상호가 전방부터 강하게 압박을 하기 시작했고 그 뒤에 미드필더들이 상대를 강하게 밀어 붙이니 화성도 흔들리기 시작

하지만 화성은 역시 화성이였고 이내 전열을 가다듬더니 우리의 우측 위주로 집요하게 공략하기 시작함

김상원이 흔들리기 시작했고 미드필더에서 수비지원이 늦어지니 화성의 위협적인 찬스가 수차례 발생하기 시작함

하지만 우리에게는 박영조가 있었음 두 번의 결정적인 실점 위기를 전 세계 최고의 골키퍼답게 막아냈고 전반은 0:0 무승부로 종료


-김효기

만약 화성에 김효기가 있었으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음

울산현대와 울산미포를 거쳐 화성에 입단한 김효기는 탈 K3리그 선수답게 짧은 기간이었지만 리그를 주름잡는 선수였고 지난해 화성의 우승을 이끈 장본인이기도함

사실 김효기의 진가를 확연히 느낀 경기는 지난해 있었던 전국체전 경기도대표 선발전이였음

이날 경기는 평일 낮에 중립구장 (수원월드컵 인조잔디 보조구장) 진행되는 바람에 회사에 연차쓰고 보러갔는데 정식 경기장이 아닌 보조구장에서 진행되나보니 선수들 바로 앞에서 보게됨

화성이 무자비하게 골을 폭격하자 바로 앞에서 뛰고있는 김효기에게 말을 걸어봤는데 당연히 대답이 없을 줄 알았던 김효기가 응답을 함

그렇게 서로 경기중에 대화를 몇마디 나눴는데 이후로 김효기에게 정이 들기 시작했고 김효기는 이날 좋은 활약을 펼치며 6:0 대승을 이끌어냄

김효기는 이후 계속해서 좋은 활약을 펼치며 2014 챌린저스리그 최우수선수에 영예를 안게 되었고 현재는 K리그 챌린지의 한 팀으로 이적한 상태

정말 김효기가 화성에 남아있었으면 전반전 우리가 무실점으로 막아내기는 힘들지 않았을 듯


-29도에 육박하는 상당히 더운 날씨

어제의 날씨는 관측상 섭씨 29도로 기록되었는데 체감기온은 40도에 육박한듯 더군다나 경기장 지붕이 상당히 크게 지어지긴 했지만 좌우 측면은 지붕의 그늘에서 벗어난 지역이라 원정팬인 본인은 홈팬과의 마찰을 피하기 위해 한쪽으로 짜져서 경기를 봐야했는데 그쪽에 그늘이 하나도 없어서 경기보는데 상당히 힘들었음

사실 경기를 뛴 선수들도 매우 힘들었을 테지만 운동부족인 본인이 더 힘들었을 거라고 생각됨

경기전에 편의점에서 2+1으로 시원한 음료수를 사갔지만 뜨거운 날씨에 음료수는 뜨끈뜨근해져서 더이상 음료수의 기능을 하지 못하였고 갈증에 속이타는 찰나 김상원 선수의 아버지가 시원한 음료수 두개를 전달해주셨음

김상원선수 아버지 매경기 오셔서 항상 음료수 사주고가시는데 정말 너무 감사할따름

그리고 화성에 사는 어린 남매가 다가와서 "시원한 물 드시고 응원하세요"라고 하며 냉수를 주고갔는데 정말 너무 고마웠음

덕분에 열심히 응원 할 수 있었음!


-후반전 칼을 갈고 나온 화성

후반 시작과 동시에 화성의 김종부 감독은 4명의 선수를 교체하며 승리에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줬음

그 결과 화성은 후반 초반 강한 공격을 바탕으로 고양의 골문을 노렸고 고양은 수비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였음

고양도 이렇게 당하고만 있지는 않았음

순간순간 날카로운 공격이 몇차례 있었고 특히 임홍순의 골키퍼 키를 넘기는 슈팅이 골대를 맞고나오는 안타까운 장면을 만들어내기도 했음

고양은 미드필더만 계속 교체하며 화성의 강한 공격에 중원을 뻇기지 않으려는 의지를 보여주었음


-애매한 실점 상황

후반전 30분쯤 첫 실점이 상황이 나왔음

우리의 좌측을 공략하던 화성은 긴 패스로 우측을 노렸고 김상원이 조금 전진한 사이 볼은 그대로 화성의 공격수에게 전달됐고 그 공이 거의 노마크 상황에서 크로스, 그리고 화성의 공격수가 헤딩으로 골문 구석으로 틀어놓음

이때 이 공이 박영조선수가 쳐내면서 골라인을 걸치게 되었고 다시 박영조 선수가 재차 쳐내고 수비가 걷어냈는데 이떄 화성선수들은 골이 아니냐고 강하게 어필하고 부심은 골이 들어가지 않았다는 싸인

주심은 어리둥절해하며 골 사인을 했고 이번엔 고양 선수와 감독이 심판에게 항의하지만 이미 골 선언은 끝난 상태

솔직히 내가 본 자리가 골라인이랑 얼추 맞는 쪽이라 대충 보이기는 했는데 골이다 아니다 판단하기 굉장히 애매하긴 했음

일단 주심의 판정은 존중하나 그 상황에서 조금 더 명확히 판정을 했으면 좋겠다는 개인적 견해

그리고 실현가능성은 제로지만 K3리그도 월드컵때처럼 골라인판독기 도입하길 바람


-모든것이 무너져도 우리에겐 이상호가 있다

경기는 점점 종료시간이 가까워지고 있었고 고양은 총 공세를 펼치지만 화성의 수비에 번번이 가로막히며 시원한 슈팅이 없었음

임홍순의 프리킥은 날카롭지 못했고 압둘라이와 이상호의 슈팅은 강하지 못했음

게다가 피지컬이 월등히 뛰어난 화성을 상대로 상대적으로 피지컬이 약한 고양은 공수에서 고전하고 있었고 볼을 뺏겨도 끈질기게 다시 일어서서 볼을 뺏어내는 화성의 집념은 상대팀이지만 우리 선수들이 배워야하는 점이였음

이렇게 경기가 끝나는가 싶던 후반 40분경 전방으로 길게 찔러준 공이 화성의 수비가 막아냈고 이 공을 이상호가 다시 뻇어내서 중거리슛을 날렸고 그대로 화성의 골망을 가르며 1:1 동점을 기록!

지난 경기에 이어 또다시 극장을 만들어내는 것 같아서 정말 미칠듯이 좋았는데.....


-김형필.. 슈발

2013년 청주와의 원정경기에서 당시 청주에서 뛰던 김형필은 우리팀을 상대로 4골을 넣었고 김형필에게 열받은 배수빈이 파워태클 하고 퇴장

그리고 심판이 안보는 사이 김형필이 유자곤의 뺨을 때렸고 유자곤은 심판이 볼 때 뺨때려서 유자곤도 퇴장

이렇게 4골과 선수 2킬을 하며 우리가 대패하게 만들었는데

화성에 와서도 여전히 우리 상대로 매 경기 폭격을 가하는 김형필이였음

이날도 잠잠하다 싶었는데 경기 종료 몇 분 놔두고 얻어낸 코너킥에서 뒤쪽으로 흐른 공을 발로 골을 넣으며 1:2로 다시 달아나기 시작함

진짜 김형필 졸라 싫다.................


-갓둘라이!!!!!!!!!!!!!!!!!!!!!...............???

고양은 이제 볼만 잡으면 앞으로 길게 찔러주기 시작했고 화성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시간을 벌어내는 전략으로 경기를 진행하였음

그렇게 심판이 경기를 끝내려는 순간 측면에서 길게 찔러준 공이 어어어? 하는 순간 압둘라이가 단독으로 공중에 떠서 헤딩으로 득점을 터뜨림

정말 광란의 현장이 되어 와!!!! 하고 난리가 났는데

아 ㅅㅂ 꿈이었음..

부심의 깃발이 올라가고 압둘라이의 오프사이드 반칙이 선언...

아쉬운 압둘라이는 땅에 주저앉고 지켜보는 나도 땅에 주저앉고 정말 기적 같은 무승부를 이끌어 낼 줄 알았는데....

만화 같은 패배가 이렇게 만들어졌음

정말 다른 팀 경기였으면 너무 재밌었을 한판이었지만 우리 팀이 이렇게 지다보니 급속히 노화가 진행되는 기분


-달라진 고양 앞으로도 계속되길

그동안 항상 하위권에 맴돌던 고양인데 항상 하위권을 맴돌던 것은 아니었음

2012년 후기리그에 고양은 단 1패만 기록하며 돌풍의 팀이었던적이 있었고 그리고 지금 리그에서 3승 1무 4패를 기록하며 모두의 예상을 뚫고 선전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음

양주전을 제외하고 지더라도 끈질기게 물어지며 패하는 모습에서 앞으로의 경기도 충분히 기대감을 가지게 만들고 있음

다음경기는 이천 원정

작년 이천원정에서는 최인영코치가 직접 글러브를 끼고 선수로 출전했었는데 올해 이천원정에서 박영조선수가 최인영코치의 기운을 받아 매경기 그랬지만 좋은 활약을 보여 줄 수 있기를 바람

끝까지 함께한다 고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