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동해안 더비가 열리는 날이어서 , 어제부터 밤잠을 설치며 기대를 했다.
그간 개인적 사정도 있고 일도 바쁘고 해서 경기를 거의 2개월간 보러 가지를 못했기 때문이다.
일어나자 마자 볼일은 오전에 모두 몰아서 처리해버리고 일찌감치 준비를 다 했다.
오늘 내가 처음으로 내 자가용 차를 몰고 호랑이굴에 가기로 했기 때문이다.
운전 실력이 너무 미흡해서 지금껏 시내권쪽은 거의 운전해본적이 없고 울산 동구 - 북구 쪽만 왔다갔다 해본 경험이 다였다.
경기가 7시 였는데 행여나 운전실력 미흡으로 딴데로 새버릴까봐 4시쯤에 출발 했다.
네비게이션 키고 천천히 네비게이션 시키는대로 차근차근 운전해나갔고 나한테 그렇게나 부담으로 느껴지던 로터리 진입.통과도
내 앞에 차만 천천히 따라 간다는 생각으로 차분히 따라가니 금새 통과했다. 그렇게나 부담이 많았던게 로터리였는데 의외로 너무 쉽게 해결했다.
그렇게 달리고 달려 30분만에 경기장에 도착해버렸다. 4시 30분 도착 . 경기시간 까지 한창 여유가 남아서 뒷좌석에 누워서 한숨 잤다.ㅎㅎㅎ
경기가 드디어 시작되고 , 역시 더비 답게 치열하게 경기를 했다. 개시 2분만에 선취골을 넣은 포항 때문에 분위기가 처음 많이 안좋았지만 그래도
힘내서 우리 선수들 열심히 잘 뛰어주었다. 그렇게 전반전에 동점골도 넣고 , 후반전에 용호상박 치열하게 경기도 하고 경기는 1 대 1 로 마감되었다.
경기를 이기고 지고를 떠나 , 그냥 오늘은 경기장에가서 일부로 우리 서포터 들을 많이 지켜보고 , 우리 선수들 많이 지켜보고 그냥 호랑이굴의 이곳저곳을
계속 그냥 둘러봤다. 새삼스럽게 그냥 우리 구장과 구단이 참 좋았다.
이렇게 좋고 멋진 우리팀을 놔두고 내가 어찌 팬고이전을 할 생각을 했을까 싶더라. 만에 하나 내가 언젠가 전주로 떠나더래도 난 울산을 지지하리라 맘먹었다.
우리팀만큼 열정적이고 멋진 팀이 없을것이고 , 우리팀만큼 역사가 깊은 팀도 드물고 , 우리팀만큼 명문팀도 드물것이고.....
지금껏 지켜봐온 이 팀을 계속 꾸준히 어떤일이 있어도 떠나지 않고 순수한 팬심으로 지켜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경기를 끝내고 다시 무사히 무사고로 집까지 안전하게 운전해서 집에와서 아버지랑 쇼파에 앉아 오늘 경기사진 찍은것을 같이 보면서 얘기했다
' 아빠 내 이사가믄 전북 빨라고 했었다 ? '
' 왜 '
' 아 그냥 전주 가서 살면 인제 여 못온다 아이가 '
' 허이고 뭐 평생 여기 못올거처럼 말하누 '
' 그래도 못보는건 맞자나 '
그때 아빠가 갑자기 툭 던진 말이 나한테 퍽 와닿았다.
" 부모가 자식이 출가했다고 자식 버리는거 봤나 , 출가했을수록 더 마음쓰이고 부모맴이 그런기라 , 니도 뭐 울산 떠난다고 여기 영영 안볼꺼가
떠나면 오히려 여기가 더 그리워지고 더 마음쓰이고 그럴수도 있는거여 이런거 함부로 버리는거 아니다 '
안그래도 오늘 내심 경기장 가서 그렇게 열정적이었던 우리팀 우리팬 우리 서포터를 보고나니 괜히 마음에 뭔가가 확 타오른 기분이었는데
다시 조금씩 마음이 다잡히는것 같더라 그래 , 팬고이전은 없다. 누가 뭐래도 어디있어도 난 이 팀을 지지하고 응원할거라 마음먹고 경기 후기를 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