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축구

내가 보는 축구 산업 Part.3

by 세라 posted Mar 11,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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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에 들어온 횽아들은 이 앞에글들 먼저 읽고 오는게 도움 될꺼야

내가 보는 축구 산업 Part.1 http://www.kfootball.org/2062080
내가 보는 축구 산업 (뜬금번외편) http://www.kfootball.org/2062803
내가 보는 축구 산업 Part.2 http://www.kfootball.org/2063302



우리나라 축구 산업구조

K리그 축구 산업은 홍보 산업에 의해서 움직여지고 있어. 
마케팅쪽으로는 전혀 발전 되지 못했지. 만약 내가 돈을 100억정도 벌어서 축구팀 하나를 운영 할 수 있는
능력이 된다면,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기업의 도움도 받지 않고, 지자체의 도움도 받지 않고
스스로 운영해서 수익을 창출해내는 최초의 마케팅 전문 구단으로 만들꺼야.

유니폼 메인스폰서 위치도 팔고, 경기장 A배너도 직접 영업해서 가져오고
시즌권, 굿즈, 엠디, 유니폼, 티켓을 팔 수 있는 아웃바운드 콜센터를 차려서 텔레마케터도 운영할꺼고
어린 선수 데려다가 잘키워서 이적료로 수익을 내는 구단을 만들꺼라고.

근데, 내가 지금 하는 얘기 존나 우끼지?

너무 당연한건데, 우리나라에선 하나도 안되고 있는 것들이라서 그래.


모기업과 모지자체는 축구팀한테 그냥 돈을 덜렁 던져주는게 아니야.
모기업 부서의 이름이 어찌 되었든간에, 그 돈은 홍보의 명목으로 집행이 되고 있고 홍보의 논리로 돌아가고 있어. 

포스코를 예로 한번 들어볼께

포스코에서는 스틸러스에게 200억이라는 비용을 책정 해.
그러면 이 200억을 스틸러스가 그냥 입금 받으면, 그 돈을 알아서 쓰는게 아니라
포스코의 스틸러스 담당자가 홍보의 논리를 적용해서 그돈을 스틸러스에게 지불 하는 방식 인거야.

예를 들자면
 - 80억 : 유니폼 메인 스폰 비용
 - 50억 : A보드 4개 사용료
 - 40억 : 티켓 광고권
 - 30억 : 초대 입장권 / 포스코 직원용 시즌권
이런 형태로 모기업이 계열사 구단에게 지급 한다는거지.

근데 일부 팬들은 저런 홍보의 형태가 아니라 구단 운영비용처럼 책정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더라고
예를 들자면 
 - 80억 : 선수 연봉
 - 50억 : 클럽하우스 운영비
 - 40억 : 전지훈련비
 - 30억 : 원정 교통비
이런건데, 이건 완전히 틀린거야. 그 어떤 모기업도 계열사 축구팀에게 이런 형태로 집행 하진 않아.

자, 그렇다면 홍보 형태로 집행 되는 저 비용이 늘어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생각 해봐.
part2에서 얘기 한 것 처럼. 저 돈을 집행 하는 담당자는 인사평가를 받을때 저 비용을 깍아내면서 점수를 얻어.

포항이 우승 했지? 

그러면 일반적인 생각으로는 포스코에서 돈을 더 줘야겠지?

근데 포스코에선 광고 담당자가 업무를 처리 하네?
(이게 포스코의 홍보마케팅팀이든 스포츠마케팅팀이든 스틸러스팀이든 그건 중요하지 않음)
(어째껀 스틸러스의 광고 운영권을 돈주고 사오는 부서를 뜻하는거임)

그래서 스틸러스가 포스코 광고 담당자 찾아가서 "우리 이번에 우승 했으니 돈좀 더 주쇼" 라고 했어.

그랬더니 포스코 담당자가 "님들 이번에 관중 현황 데이타를 보고 얘기 하시죠" 라고 말한다는거야.


이해가 가?


돈을 내주는 포스코 광고주 "갑"의 입장에서는 스틸러스 "을"의 축구실력따위는 별 상관 없다 이거야.
니네들 가슴팍에 붙어있는 포스코라는 로고가 사람들 눈에 몇번 노출이 되었고, 그 경기를 방송한 방송은
시청률이 얼마나 나왔고, 각종 뉴스와 신문 인터넷 언론에 얼마나 노출 되었느냐가 중요하단 말이야.

일반적인 회사에서 홍보 예산안을 작성할때는 [예상 노출량]이 작년엔 100만명 이었는데
우승했기 때문에 올해는 200만명 입니다. (사이트로 따지자면 트래픽이 2배로 늘어난거지)
그래서 홍보비용을 200억이 아니라 400억으로 늘려달라고 스틸러스에서 요구 합니다.
하지만 제가 누굽니까, 200억은 못늘린다고 50억만 늘려서 250억만 주는걸로 쇼당 쳤습니다 (150억 깍은거)
이런 형태로 진행이 되는거야.

근데, 여기서 심각한 문제는, 포항이 우승 했다고 해서 관객수가 늘어나거나 언론 노출량이 늘어나질 않음.

그러면 홍보예산안은 [예상 노출량]이 작년엔 100만명 이었는데 올해도 100만명일 것으로 예상 됩니다.
그래서 네고를 통해 180억만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이런 형태로 작성이 됨

그러면 또 스틸러스가 빡쳐서 야 시밤 깍는게 어딨냐 지금 돈도 모질라 뒤질꺼 같다고 시발 올려줘 시발 이러면

포스코의 홍보 담당자는 "그러면 A보드 4개 사용료 50억인데, 비용은 깍지 않을테니 6개 사용하는걸로 늘려주쇼"
한다는거야, 그리고 상부에 예산안 제출 할때는 "작년엔 A보드 4개였는데, 올해는 6개라 노출량은 더 많아질꺼 같습니다"
이런 형태로 보고가 되고.

결국 예산 동결. 스틸러스는 뭔가 유료로 팔 수 있는 상품을 꽁짜로 포스코에 더 내주고 손해보고.


강원FC가 선수 팔고 티켓 팔아서 구단 운영비를 마련하는게 아니라 결국 하이원한테 돈받아서 연명한다면
니네들이 유니폼 10만원 짜리 한장 사봐야 그건 떼일꺼 다 떼이고 강원은 얼마 받지도 못하는데 반해

강원FC를 사랑하는 축구팬들이 하이원리조트를 이용하는 모습을 존나 크게 노출 시키는게 되려
강원FC를 지켜낼 수 있는 방법이된다 그거야. 그러니까 강원FC 마케팅 담당자는 빨리 강원FC서포터즈들만
이용할 수 있는 하이원 스키 리프트권을 제휴를 통해서 상품을 만들어내면. 서포터즈들은 유니폼 쪼가리 한장
사는것보다 그 리프트권을 10만원 주고 사는게 오히려 하이원이 1억짜리 강원FC의 광고 상품을 구매해주는
것으로 되돌려받는 오병이어의 기적으로 강원FC를 지킬 수 있는 방법이 된다는거지.

그래서 난 진짜 K리그가 이렇게 돈도 존나게 안쓰고, 버는돈은 진짜 존나 없고, 
사람들이 축구구경도 존나게 안가는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대단한 인프라를 만들어낸거 보면 진짜 존나 대단한거 같아

암튼 국내 축구도 마케팅으로 성공하는 축구팀이 생겨나서, 홍보의 논리로 "갑"에게 유린당하지 않는
그런 축구팀이 빨리 생겨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되네..

그리고 앞으로 나도 계속 홍보 마케팅 업무를 하게될지 안하게 될지 그것도 궁금하고.
다음직장을 구한상태에서 그만두는게 아니라 그냥 먼저 그만두고 다음직장을 찾는 격이라..

이 위에서 설명한 내용들은 실제로 포스코가 저렇게 진행 되는지 안되는지는 전혀 모르고 쓴거임
다만 홍보 업계의 상황은 다들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대충 저럴꺼라고 생각하는 한도에서 쓴거니까
다들 참고 하는정도로만 받아들이면 될거야. 재미있게 읽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