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스토이, 시베리아, 보드카... 러시아하면 떠오르는 것들이다. 유럽과 아시아에 걸친 엄청난 크기의 나라 러시아는 2014 FIFA 브라질 월드컵 H조에 속해 대한민국 대표팀과 조별예선 첫 번째 경기를 치른다.
러시아, 러시아 이름은 많이 들었지 이 나라 축구에 대한 정보는 여타 유럽 축구에 비해 미비한 실정이다. 러시아 축구에 대해 궁금해 하실 여러분을 위해 축구공작소가 준비했다. 러시아 유학생 출신의 박건우 씨와 함께 직접 러시아 축구에 대해 아주 자세히, 시베리아 벌판 겨울잠에 든 다람쥐 찾듯 구석구석 파헤쳐봤다.
반갑습니다.
“러시아 상트 페테르부르크 국립 대학교에서 유학을 한 박건우다.”
먼저 러시아 축구에 대해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소련 해체 이후 러시아 축구는 몰락의 길을 걸었다. 수비는 안정적이었지만 공격에서 매끄럽지 못했다. 투박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히딩크 감독 지휘봉을 잡은 이후 빠른 속도의 축구를 구사하는 팀으로 변모했다. 유로 2008에선 4강까지 진출하는 성과를 거뒀다.
현재 카펠로 감독의 러시아 대표팀은 히딩크 시절 대표팀보단, 그 이전 세대 대표팀과 비슷하다. 히딩크 시절에 비해 이번 대표팀의 질이 떨어진다는 게 아니라 이번 대표팀은 역동적인 면보단, 안정을 강조했다.
러시아 대표팀의 고질적인 문제는 바로 선수들의 멘탈이다. 아프리카 선수들과 멘탈이 비슷하다. 선수 개개인의 기분에 따라 경기력이 좌지우지 된다. 다행히 히딩크 감독 시절 이런 단점을 어느 정도 지워냈고, 카펠로 감독 부임 이후엔 대부분 떨쳐냈다.”
러시아 내에선 러시아 대표팀에 대한 인기가 어느 정도인가요?
“러시아 축구는 러시아 내 신흥재벌들이 프로축구에 투자를 시작하면서 이름이 알려졌다. 예전엔 러시아 사람들 사이에서 자국 축구에 대한 반감이 많았다. 그러나 투자가 시작된 이후 구단들이 유럽 대항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이 유로 2008에서 4강까지 올라가는 쾌거를 이루었다. 그 뒤론 대표팀에 대한 인식이 많이 좋아졌다.
이번 월드컵에 대한 기대감도 상당하다. 조 편성도 잘됐다는 여론이 많다. 러시아는 지금까지 A매치에서 아프리카 팀에게 패배한 적이 없다.”
대표팀에 대한 기대가 줄어들고 있는 대한민국는 다른 모습이네요. 러시아 대표팀에서 가장 인기 있는 선수는 누군가요.
“궁금해서 인터넷에서 찾아 봤다. 작년 기록이 가장 최근 정보다. 1위가 아르샤빈이고 그 뒤로 케르자코프, 아킨페프 순이다. 현재 아르샤빈은 대표팀 명단에 없으니까, 케르자코프 선수가 가장 인기 있는 선수가 아닐까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제니트 상트 페테르부르크 팬이다. 아르샤빈과 케르자코프가 제니트에서 같이 뛸 때부터 많이 봤다. 케르자코프는 본능에 의존하는 스트라이커다. 기복이 심한 편이다. 그러나 컨디션이 올라오면 가장 무서운 선수다.”
(*축구공작소 주 : 파비오 카펠로 감독은 ‘팀 리빌딩’을 이유로 아르샤빈을 대표팀에서 탈락시켰다.)
당신은 러시아 대표팀에서 가장 뛰어난 선수를 누구라고 생각하나요.
“러시아 대표팀 내에서 가장 꾸준하고, 안정적인 플레이를 보여주는 곳은 중앙 수비진과 골키퍼다. 특히 아킨페프 골키퍼는 단연 최고다.”
대한민국은 러시아와 월드컵 조별예선 첫 번째 경기를 치르게 됩니다. 한국이 러시아에 어떤 부분을 공략해야 된다고 생각하세요?
“제일 중요한 것은 러시아 선수들 멘탈이 그렇게 강한 편이 아니라는 점이다. 카펠로 감독이 컨트롤 한다고 해도 월드컵이란 무대에선 고삐가 풀릴 가능성이 다분하다. 끊임없이 러시아 선수들을 괴롭히는 지능적인 플레이가 필요하다.
또, 러시아 수비진과 미드필드 진 사이 간격이 넓은 편이다. 그곳을 공략하는 플레이가 필요하다. 박주영 선수가 전방에 머물러 있지 말고, 아래로 내려오면서 수비 뒷공간을 파고드는 윙어들을 지원한다면 더 좋은 공격이 나올 수 있을 거 같다.”
마지막으로, 러시아가 16강에 진출할 수 있을까요?
“러시아 대표팀 전력을 보면 지금 16강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지금 H조에서 가장 안정된 전력이다. 물론, 기술적인 면에선 벨기에가 우위에 있지만 전체적으로 따져보면 실리축구를 구사하는 러시아가 진출 1순위다.”
글 = 정재영(spegod@naver.com)
원문출처 : http://kffactory.com/5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