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호의 옛날야구]장호연과 벤츠
어린 시절부터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한 장호연에겐 프로근성이 몸에 배어 있었다. 1988년 겨울이었던 것 같다. 장호연은 느닷없이 자가용으로 벤츠를 구입했다. 외제차라곤 구경조차 하기 어렵던 시절 장호연은 벤츠를 몰고 훈련장에 나타났다. 구단에서 난리가 났다. 우리 정서상 야구선수가 외제차를 몰고 다닌다는 것이 가당키나 하냐며 당장 처분하라고 했다. 무엇보다 구단사장은 국산 중형차를 타는데 일개(?) 선수가 벤츠가 말이 되냐는 것이었다.
장호연의 벤츠는 언론에도 보도됐고, 결국 며칠만에 울며 겨자먹기로 다른 사람에게 넘기고 말았다. 그때 장호연은 “프로선수는 몸이 재산인데, 내 몸을 내가 보호하지도 못하는 게 말이 되냐”고 장탄식을 늘어놓았다.
장호연의 ‘벤츠 해프닝’은 작은 소용돌이를 일으키는데 그쳤지만 후배선수들에게 끼친 영향은 대단했다. 그뒤 선수들 사이에서 외제차 붐은 급속도로 번져 나갔다. 연봉에 상관없이 프로선수는 좋은 차를 타고 다녀야 한다는 의식이 일반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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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호연이 누군가...
한때 130킬로대의 직구만으로 타자들하고 심리전을 펼쳐 맞춰잡는 데 능해서 88시즌 개막전에서 투구수 99개 무탈삼진 노히트노런이라는 진기록도 만들어낸 이가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