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축구

월드컵 결산...

by nibs17 posted Jul 14,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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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기 보다는 이번 월드컵을 보면서 생각 난 것 한 네가지 간략하게 끄적.

 

1. 3백의 부활?

이번 월드컵으로 화려하게 부활한 3백이긴 하지만, 글쎄, 이게 과연 클럽레벨에도 국가대표급 만큼 널리 사용될지는 의문이 듬. 왜냐하면 기본적으로 어느 나라건 간에 국가대표는 클럽팀 만큼의 조직력을 보여줄 수가 없음. 그러다 보니 요즘 대세가 되어버린 전방압박을 대처함에 있어 수비라인에 기본 3명을 두는가, 2명을 두는가의 숫자 차이로 인한 수비력의 차이가 발생할 수 밖에 없음. 하지만 클럽팀의 레벨이라면 중앙이 2명의 수비를 세워도 앞선의 수비형 미드필더가 내려오고 올라감에 따라 탄력적으로 중앙수비를 두명에서 세명으로 스위칭 해 가며 사용할 수 있음. 고철이 요즘 휴식기 후의 경기에서 수세상황이나 수비강화가 필요하면 중앙수비가 순간적으로 세명이 되는 경우 (사이드백이 아닌 수비형 미드필더인 황지수 또는 손준호가 수비라인으로 내려와 SW의 역할을 대신함)를 종종 볼 수 있었음. 아직 유럽의 먼치킨 팀들의 월컵 이 후 경기를 보지 못해 모르겠지만, 수비라인의 숫자를 이런 식으로 탄력적으로 가져가는 것이 가능하다면, 클럽경기 레벨에서 굳이 미들 숫자 하나를 손해 봐 가면서까지 올타임 쓰리백을 쓸 필요가 있을까?

 

2. 티카타카의 몰락?

1번과 마찬가지 맥락. 확실히 점유율 확보를 위해 패싱플레이를 하는 바르싸 스타일의 고전적 티카타카는 그 수명이 다 된 것 처럼 보이지만, 그렇다고 패스축구가 몰락을 한 것은 아님. 전방압박으로 공이 커트되는 순간 순식간에 카운터로 전환할 때 압박의 위치가 높다보니 예전같은 카운터=롱볼 어택의 공식이 통하지 않게 되고 군더더기 없이 간결하고 정확한 숏패스의 비중이 훨씬 높아짐. 따라서 티카타카를 숏패스+점유율이라고 한다면, 굳이 몰락했다고 할 부분은 점유율 축구가 아닐지.

 

3. 터치라인 근처에서 올리는 크로스의 몰락, 얼리크로스의 득세

스리백을 주로 쓰는 팀들이 늘어나면서 사이드백들이 수비가담을 할 때 수비수간의 간격이 극단적으로 좁아지면서 패널티 에어리어 안에 수비가 다섯명으로 꽉 차버리는 현상이 자주 발생하게 됨. 따라서 수비라인 정렬 후 터치라인 부근에서 올라가는 크로스는 대부분의 경우 밀집된 수비에 의해 걷어내어지는 광경이 자주 발생하게 됨. 반면에 아직 수비숫자가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역습상황에서 수비라인 뒷 공간을 노리고 올리는 얼리크로스의 공격 빈도와 확률이 높아짐. 근데 FC 코리아는 죽어라 사이드만 돌파했지.....

 

4. 대단하다 독일놈들!

94 월드컵때 무더위에 약하다는 평가를 받던 그 독일이 맞는건지, 다른 팀들이 체력저하로 픽픽 쓰러져 나갈때도 정말 독일병정이란 말이 딱 맞아떨어지게 지치지 않고 쉴새없이 뛰는 모습이 정말 인상적. 게다가 적지에서, 개최국 바로 옆 동네에 위치한 아르헨티나를 격파한건 정말 대단한 일이 아닐까 싶음. 남미에서 유럽팀이 처음으로 우승한건 이번 월드컵도 최초이긴 한데, 클럽월드컵의 전신인 인터콘티넨탈컵을 봐도 홈앤어웨이로 펼쳐졌던 '79년까지 유럽팀은 한번도 적지에서 이겨본 적이 없음 (기록을 대충보긴 했지만, 아마 없을듯?;;). 등빨 큰놈들이 빠르고 기술까지 갖추니 이길 수가 없다! 뭐 확실히 우승할만한 팀이 우승한 대회인 듯. 브라질의 충격적 대패는 뭐랄까...저놈들 계속 저런식으로 공 차다가 언제고 한번 크게 당할것 같다...라는 막연한 느낌이 현실화 된 것 같아 생각보다 충격이 그렇게 크진 않았음. 다만 톱 레벨 팀과의 경기에서는 한순간 정줄 놓으면 두 세골 먹는건 일도 아니다 라는건 우리한테만 해당되는 얘기가 아니라는걸 증명한 케이스라는 점은 왠지 기ㅃ.....

 

아, 마지막으로 하나.

 

독일이 이번 월드컵을 우승한건 그들의 기본적인 체력이나 기술 수준이 높은 것도 있지만, 전술적으로 잘 갖추어진 팀이라는 것도 분명 크게 한몫 했다고 보여짐. 그 바탕에는 바이에른-도르트문트의 기본 골격에 뢰브감독의 장기집권 체제가 갖추어져 있었다는 점은 우리한테도 많은 점을 시사하지 않으려나...싶은데. 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