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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ft.interview] 학범슨의 스페인축구견문록

by 현이 posted Jan 19,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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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ports.news.naver.com/kfootball/news/read.nhn?oid=411&aid=0000002405

 

김 감독은 “전에 (박)지성이와 (이)영표가 네덜란드에 있을 때 가장 힘든 게 뭐냐고 물어본 적이 있다. 패스라고 답하더라. 패스를 약하게 주면 그렇게 화를 낸다고 했다. 패스가 약하면 상대와 경합하게 되고 다칠 수가 있으니까. 그래서 오히려 세게 주는 게 낫다고 그러더라. 강한 패스를 못 잡으면 그건 100% 자신 탓으로 돌린다고 말했던 게 기억에 난다. 그만큼 기술이 좋다는 의미다”라고 말했다. 유럽, 특히 스페인 선수들의 기술이 좋다는 말에는 이견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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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감독은 세비야와 아틀레티코의 훈련량을 예로 들어 스페인 선수들의 체력 수준을 설명했다. “세비야가 챔피언스리그 유벤투스전 대비하는 걸 봤다. 훈련량이 정말 많다. 시즌 중인데도 우리나라 선수들이 절대 못 쫓아갈 정도의 양이었다. 아마 우리 선수들 수준이라면 3분의 1 정도밖에 소화하지 못할 것이다. 훈련량이 많고 시간도 길다. 내가 그렇게 말하면 진짜 힘들게 훈련하는 거다. (웃음) 아틀레티코도 마찬가지다. 시메오네 감독은 체력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지도자다. 전체적으로 K리그와 비교하면 훈련의 강도와 양, 시간에서 모두 그 쪽이 앞선다. 경기에서도 마찬가지다. 90분간 페이스가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특히 아틀레티코는 더 그랬다. 현지에서도 시메오네 감독을 징그럽다고 하더라. 그만큼 체력을 강조하는 감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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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감독이 꼽은 또 다른 배경은 기술의 차이다. 기술이 워낙 좋아 체력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다는 말이다. “우리는 공을 쉽게 빼앗긴다. 어렵게 공을 잡고 쉽게 내준다. 그걸 다시 빼앗으려면 불필요한 체력을 소모하게 된다.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방법을 모른다. 스페인 선수들은 기술이 워낙 좋다. 그런 점에서 쓸데없이 체력을 쓰지를 않는다. 스페인 선수들이 효율적으로 체력을 쓰기 때문에 한국 선수들보다 체력이 좋아 보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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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강팀과 약팀은 훈련 분위기부터 다르다

김 감독은 이번 연수에서 세비야, 아틀레티코 외에 헤타페에도 잠시 다녀왔다. 흥미로운 것은 라리가에서 상위권인 세비야, 아틀레티코와 달리 중위권에 있는 헤타페의 훈련 풍경이 180도 달랐다는 점이다. 그는 “세비야와 아틀레티코는 훈련이 전쟁이었다. 정말 치열했다. 웃음기 하나 없이 선수들이 진지했다. 감독도 소리를 치고 열정적으로 지휘했다. 그런데 이와 달리 헤타페의 분위기는 ‘널널’했다. 웃고 떠들고 진지하지 못했다. 단순히 밝은 게 아니라 어수선했다. 집중, 몰입하지 못하는 게 눈에 보였다. 그게 팀 문화, 혹은 감독의 차이일지는 모르겠지만 내 경험상 강팀들이 훈련을 더 진지하게 한다”라고 말했다. 
 
김 감독이 말하는 훈련에 임하는 태도는 곧 실전 능력으로 연장된다. 김 감독은 “외국 선수들을 보면 훈련에서만 골을 넣어도 정말 기뻐하고 좋아한다. 막 세리머니를 하는 애들도 있다. 우리 선수들은 그냥 무덤덤하다. 넣어도 못 넣어도 미지근하다. 과거에 함께했던 샤샤는 달랐다. 정말 진지하게 슈팅 연습을 했다. 어떻게 해서든 골을 넣기 위해 몸을 날렸다. 그 선수가 얼마나 좋은 선수였나? 우리 선수들은 그런 집중력, 집요함이 부족하다. 스스로 훈련에 몰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훈련에서의 태도가 실력으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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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자유롭다고? 진짜 프로의 의미는...
유럽 축구에 대한 이미지 중 하나는 ‘자유’다. 감독, 구단은 선수들에게 자유를 보장하고 사생활에 간섭하지 않는다는 생각이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이게 전부는 아니다. 프로 의식이 자유를 보장하는 것의 전제조건이다. 김 감독은 스페인 선수들이 철저하게 프로페셔널하다고 강조했다. 훈련, 경기에 대한 면에서는 자유가 아닌 감독의 의지가 가장 우선시된다는 의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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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김 감독이 더 주목한 것은 시메오네 감독이 아니라 구단의 정책과 시스템이었다. 감독은 영원하지 않지만, 팀은 영원하다. 감독 한 명에게 의지하는 것은 미래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예를 들면 아틀레티코 입장에서는 당장 시메오네 감독이 이적할 경우를 대비해야 한다. 그게 걸맞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