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축구의 의외성
다들 알다시피 축구는 의외성이 많아. 경기를 뛰는 인원수도 많고 사용하는 경기장도 넓고 승부를 가르는 요소인 골 수 자체가 적으니깐.
이게 바로 축구의 묘미가 아닐까,, 란 생각도 하지만 어떨땐 가혹하기도 하단 생각을 해. 안양과의 FA컵 자체가 그런 느낌이 들었고.
2. FA컵 안양
객관적 전력이 열세일 때 수비에 중점을 두고 역습에서 골을 넣는다는 것은 당연. 그럼 반대로 볼 때 수비에 중점을 둔 팀을 어떻게 이겨야 할지는 수원의 숙제였어.
이 경우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고 봐. (1) 바르샤 처럼 좁은 공간에서도 더 좁은 공간을 먼저 선점하고 패스를 돌려 상대를 깨는방법, (2) 떡대 넣고 묻지마 뻥 올리고 세컨볼 + 중거리슛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법.
무엇을 선택하든 선취골이 빠르지 않으면 갑갑하게 게임이 흘러가는건 다들 많이 봤을테고~ 상대에게 실점을 당하고 상대가 다시 수비로 전환하면 더 말리는거지.
그런면에서 난 프로에서 좀 뒹굴었단 박종진, 곽광선, 이현웅, 라돈에게 기대를 했었어. 현재는 조금 주전에서 멀어졌지만 나름대로 프로에서 충분히 경험을 쌓은 선수들이기에 경기 운영면에서 다른 선수보다 우위를 보여주며 전체적인 경기를 이끌어야 한다고 생각했어. 이들이 못할땐 더 가혹하게 바라봤던 것 같아.(한 명도 맘에 안들었어.)
일단 시작 후 특징은 크게 2가지 인 것 같아. (1) 프로 첫경기인 양 풀백이 평소 수원보다 공격 가담이 적었고, (2) 투톱 또는 원톱, 쉐도우로 보이는 라돈과 권창훈의 불협화음.
(1)의 양풀백은 그냥저냥 무난하게 플레이 했지만 왼쪽녀석은 발재간이 좋은 반면 미스 많고 공간 점령하는 능력이 적게 보였고, 오른쪽 녀석은 너무 안정적으로 플레이하며 많이 뛰어다니지만 소득이 없음. 첫 경기 이긴 한데 좀 더 자신있게 공격도 하였으면 좋았을텐데 아쉽더라. 2명의 가담이 제때 안 이뤄지니깐 가뜩이나 촘촘한 수비공간이 더 안열려지는 경향이 있던 것 같아.(무럭무럭 크길..ㅋㅋㅋ)
(2)번은 와우!! 최악의 조합이였던 것 같아. 가끔 창훈이가 내려와서 보여주는 모습은 센스가 있단 생각이 들지만 경기를 만들어야 할 가장 중요한 위치에서 제대로 된 전개를 보여주진 못했고, 라돈은 적은 움직임, 예전과 다른 키핑으로 올시즌은 많이 길게 보고 기다려야 하겠단 생각이 들었어.
다른 선수에 대한 생각도 많은데 넘 많이 쓰면 주절이 주절이 같고,,
선수 교체를 통한 전술 변화에 소극적인 서정원 감독이 이날따라 적극적으로 변화를 줬다고 생각해. 그것도 올바른 방향으로만. 그 힘이 역전의 원동력이 되었어.
서정진은 확실히 남들보다 다른 키핑으로 전개할 때 편안하게 만들어주고,, 오장은은 확실히 무엇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알고 있었어. 추평강이야 헤딩머신으로 들어가서 자기역할 해준거고.
그 결과 안양이 부담을 가지며 이길 수 있는 경기에서 말리게 된 것 같아.
3. 양 팀 모두 최선을 다한 경기.
잘했어. 양팀 모두.
우리팀 입장으로 볼 땐 자신의 가치를 입증 못한 선수들이 아쉽지만, 신진 선수들이 그래도 풀타임 또는 교체로 뛰어봤기에 희망을 가질 수 있을 것 같아. 정성룡을 제외한 주전급들이 풀타임으로 뛰지 않았기에 컨디션 조절하기는 쉬울 것 같아.(그럼 다음 울산전 주전은 박현범,,ㅠ)
단, 하나 선수기용에서 맘에 안든건 김대경 선발. 스피드를 살리는 플레이가 장점인 선수에게 어제 같은 경기에선 통하기 어렵다는 생각. 거기에 최근 계속 출장해서 체력적 저하. 이왕 기회주는거 임경현한테 주는게 낫지 않았을까,,(솔직히 임경현한테 기대 안한다.)
마지막으로 우리도 부상자가 많아서 스쿼드가 얇은 느낌이 드는데.. 안양 키퍼는 경합 상황이 아닌데 그렇게 되니깐 더 안타깝더라. 그런 부상이 더 심한 편이던데.. 어여 회복하길.
덧. 난 중계 봤는데 해설자가 안양 엘지라고 안부르고 FC 안양이라고 부르니깐 진짜 어색하더라,,
꾸준히 경기 출전하면서 스탯도 야금야금 쌓으면 팀 성적 따라서 영플레이어도 노릴 급으로 올라오지 않았나 싶기도 하구여 ㅇㅇ 설레발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