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기능요원 출신으로 주절주절대봄

by 마오 posted May 17,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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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요원으로 병특한 사람 입장에서, 우선 이게 문제 참 많았던 제도인건 동의함 ㅋㅋ
하지만 변명이나 옹호도 아니고 비판에 동조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00년대 초중반을 병특으로 보냈던 사람으로서 썰이나 풀어볼라고.

 

산업기능요원의 문제라고 한다면 가장 단적으로 결국 재입대를 하게된 싸이같은 경우가 있겠지.
내가 아는 금수저 친구들 중에는 지인과 관계되는 회사로 입사해서 개꿀빨다가 나온 케이스도 많음

삼촌네 회사 하청업체에 입사하는 경우도 봤고.
예를 들어서 A와 B라는 둘이 친한 사장님들이 있다고 한다면,
A의 아들은 B회사의 자회사로, B의 아들은 A회사의 하청업체로 병특 입사를 한다던가. 같은 경우.


혹은 제일 많은게 학교 선배가 IT회사를 차리고 똑똑한데 군대가기 싫어하는 후배들 끌어오는 경우.

나같은 경우도 처음 입사했던 회사가 중간에 망해서 (ㅠㅠㅠㅠ) 폭망하고 군대 끌려갈 뻔 했었는데
(병특하다 망하고 군대를 가게되면 1년을 3개월로 쳐줌. 4개월이었나..)
두번째로 취업한 회사의 경우는 지인을 통해 수소문 했었지.
지인찬스+4급이라 티오 해당 없음+흔치 않은 생산직 병특 뭐 이런 조건들이 짬뽕이 돼서 정말 간신히간신히 구했던 기억.

 

 

만약에 이 제도 없어지면 아마 제일 타격 받을건 이공계 인력(?)들이 아니라
병특 등쳐먹으면서 성장하던 중소규모 업체들일거라고 생각해.

 

어차피 그때의 나처럼 '군복무는 무조건 짧은게 최고'라는걸 모르는 어린 철부지들이 가는게 산업요원인데
회사 입장에서는 이런 철부지들을 군대라는 족쇄로 코 꿰서
좋은 학교 나온 고급인력(?)을 월급 7-80만원에, 3년~3년6개월간 써먹을 수 있는 찬스거든.

게다가 발 넓은 놈 하나만 잡으면 얘가 친구나 후배들 줄줄이 끌고옴.

 

00년대 초반에 병특했던 사람이 있다면 대충 그 학벌라인들을 알겠지만,
네이버는 서울대, 다음은 연대와 서울대
NC소프트도 서울대, 넥슨은 고대, 네오위즈는 카이스트 등등

이런 회사들이 초기에 망하지 않고 성공할 수 있던 요인 중에 고학력 병특에 빨대 꽂은 저임금이 무조건 있었다고 생각함.

 

이렇게 어린 애들 모아놓고 3년간 족쇄채운 다음에, 그렇다고 업무를 개발만 시키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지
기껏해야 열명짜리 회사에서 한사람이 한가지 업무만 하는 경우가 없으니..
한 친구는 개발직이었는데 회사에 영어하는 사람이 없어서 허구헌날 해외출장만 다녔음-_-

얘는 국방부 보여주기용 명함과 클라이언트용 명함이 아예 따로 있었는데 그 명함엔 부서가 해외영업이었어 ㅋㅋ


나같은 경우도 생산직이라 공장에만 있어야 했는데 허구헌날 물건 설치하러 지방출장 다니고..

싸이가 걸려서 재입대 했을 때, 난 진심 식겁했었어.
왜냐면 나도 엄밀히 얘기해선 근무지 이탈로 복무 위반(?)이었으니 조사관이 악의적으로 걸면 얼마든지 걸릴수 있었으니까.

(설치하러 출장간게 생산업무가 맞느냐. 출장이 이렇게 잦아도 되느냐 등등)
지금은... 공소시효 끝났....겠지? 끝났을거야 ㄷㄷㄷ

 

 

하여튼 병특으로 군대 때웠던 사람으로, 막상 이 제도 없어진다는 소리가 나오니 시원섭섭한건 사실이네.

나의 군복무가 부정당하는 느낌이 들기도하고 (안그래도 친구들에게 늘 천대받는 병특 ㅋㅋㅋ 공익에게도 천대받음 ㅋㅋㅋ)

역시 부모님이 정치하실게 아니라면 군대는 안가는게 제일 좋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결론 : 탈조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