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혐이라 안 하고 굳이 misogyny라 썼음. 내가 보기에 여혐이란 단어는 misogyny가 가리키는 현상이나 의미를 직관적으로 담아내지 못하고 있어. 잘못된 번역어임.
우리 사회가 태어날 때부터 시작해서 교육의 차별, 집에 가는 길의 공포, 직장 내 급여 혹은 진급 차별, 출산 전후 경력단절, 시집살이 등등 어떠어떠한 식으로 <기울어진 운동장>을 구현해왔는지
이걸 바로잡고자 하는 여성 주도의 행동들은 뭐가 있고 이로 인해 자기혐오를 벗어던지는 효과는 얼마나 있었는지, 그리고 남성들 중 일부는 전향적으로 인식을 바꿔가고 있는 반면에 일부는 잘못 들어온 번역어 하나 때문에 오해하고 있고, 또 일부는 말 그대로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현실 인식 자체를 여전히 거부하고 있는 등의 태도를 취하고 있는지
특히 이번 강남역 여성타깃 살인사건으로 촉발된 대규모의 문제제기와, 그 중 필연적으로 나오기 마련이지만 불필요한, 그러니까 필터링해야 할 극단적 자세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이걸 바로잡기 위해 뽑아내야 할 해법과, 이를 구현하기 위한 방법론들까지. 제도와 교육의 변화는 무조건 수반되어야 하고, 언론의작심(!)도 매우 중요하고, 심지어 정부 주도의 선전기법까지 동원해야 할 지도.
사실 지금까지 나온 이야기들만 잘 그러모아 정리해도 얼추 총정리에 부합하는 글타래가 나올 것 같은데,
난 지금 다른 일을 해야 한다는 게 슬프네. 해서 여기 과제만 던져놓음ㅠㅠ
얼마 전부터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표현이 야권 지지자들 사이에서 돌던데 그게 차라리 어울리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