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질거 알고 갔던 리그 최종전...
강등이 확정된 상태에서 마주한 리그 최강급과의 최종전이었다.
맘이 아주 가벼운것도, 그렇다고 무거운 압박은 없는 그런 상태에서 경기장을 찾았다.
여느때처럼 걸개를 걸고,
경기전 마들에서 연습경기를 하고 있는 GS의 FOS를 보고 노트7이 있다면 차량에 투척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킥오프를 기다렸다.
선수들이 몸푸는 모습에 특별한 각오가 있었는지는 모르겠다.
이 선수들 중에서 내년에도 얼굴을 볼 수 있는 선수들이 얼나마 될까...
경기 시작하니 청주city는 확실히 투자한 팀이라는 것이 느껴지더라.
2대1패스, 부분전술이 아주 자연스럽게 늘상 하던 일인양 이뤄지고,
최전방에 체격좋은 원톱과 발빠른 2선침투자원의 조합은 빅앤스몰이 고전적이긴 해도 왜 위협적인지 느끼게 해주더라.
그리고 경기는... 아주 원사이드하게 흘러갔다.
전반전 내내 감탄만 하다가 스코어는 2 대 0이 되어있더라.
(그렇게 밀렸는데 2대 0으로 마친것도 놀랍긴했다)
후반전에는 이젠 서포터들끼리 너나할거없이 '여기선 실점하겠네' 하는 접신의 경지에 이르렀다.
그도 그럴것이 너무 잘했다. 프리킥이 구석에 빨려들어가질 않나. 공간없어보이는데 컷백을 하지 않나....
물론 우리팀 수비라인이 전문수비자원을 쓸 수 없는 땜빵구성이란 점도 있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기량차가 너무 났다.
그래도 마지막 10분은 어떻게든 한골만이라도 넣길 바란다는 서포터들의 외침을 들은건지,
그 동안 움츠러들었던 팀이 맞나 싶을 정도로 몰아치며 기어이 한골을 넣었다.
이 마지막 10분을 위해 경기장에 온 거겠지...
우리는 경기를 지고 있는걸 뻔히 알면서도, 득점 후 뻐꾸기를 불렀다.
너무나 불러보고 싶었기 때문에...
경기는 1 : 6 으로 마무리되었다.
이번시즌 최다 실점 경기였다.
더 변명할 것도 없이 팀의 현주소다. 사정이 안 좋느니 어쩌니 하더라도,
좋은 선수들이 올 수 없다는 건, 팀으로서 매력이 없다는 얘기기도 하겠지.
내년에는 우린 K3 베이직(아니 어쩌면 K4?)이라는 무대에서 뛰게 된다.
K3에서 우리와 비슷하거나 아니면 그나마 조금 나은형편의 8팀과
새롭게 얼굴을 내미게 될 몇개의 신생팀들과 경쟁을 하게 될 텐데
10년동안 굴러온 만큼, 초기엔 달콤함도 맛보고, 쓰라림의 맛을 점점 진하게 느껴보면서
이제 팀에 어느정도 노하우와 내공이 누적되어 있기를 바랄 뿐.
보다 낮은 수준으로 가게되었기 때문에 올해보다 무조건 좋은 성적을 내리라고는 생각이 들진 않는다.
그렇지만 그래도 올해보다는 더 선수들이 이기는 맛을 보는 축구를 해봤으면 좋겠다.
선수들이 골을 넣고 성취감에 웃으며 뛰어다니는 그 모습을 더 많이 보고 싶다.
선수들이 이 팀에서 운동하는게 좀 더 행복하고 즐거웠음 좋겠다.
내년에 누가 우리팀에서 뛸지 알 수는 없지만....
서울유나이티드 선수단 여러분 한 시즌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