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지일보에서 발행된 축구문화사라는 책을보면 각 나라별로 축구를 모두 다른 방식으로 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 하고 있다. 패배하면 사형대에 올라야했던 아쥬리, 축구랑 무역을 동일시하는 오랑예, 손을 묶인채로 축구를 하던 브라질등등 우리가 욕을 하던 모든 종류의 안티풋볼은 전부 어디에선가는 전략전술이거나 문화적으로 안티풋볼이라 생각하지 못할만큼 무감각한 방식이었다
우리나라는 히딩크 이전까지 "기술은 없지만 체력과 정신력만큼은 강하다" 라고 알고 있었지만, 되려 히딩크는 "기술은 충분한데 체력이 없고 상대팀에게 예의를 갖춘다"는 (그당시에는) 어리둥절한 얘기를 해가며 2002년을 성공시켰다.
그 뒤로는 진공청소기가 당연해지고 원투 볼란치들이 상대 공격수를 조져버린다던가, 을용타와 말디니 헤드킥을 보며 낄낄거리며 웃을 수 있는 시대에 본격적으로 들어오게 되었다. 우리로썬 당연했다. 한국축구선수 특유의 예의바름과 폭력성이 결합되면서 "내 팀의 감독님께 복종하며 성실하게 훈련하지만, 상대팀은 조져버리고 발라버리는" 축구를 하는것이 당연하고 인정받는 나라가 되었다는 얘기다.
외국리그에서 축구를 하며 그 팀의 감독에게 인정받고 성실하기까지 한데, 경기 나가서는 남들 하기 싫어하는 것들 도맡아 가면서 총대까지 메주니 그 얼마나 자랑스러운가. 상대방의 다리를 부러뜨리거나하는 선수생명에 지장이 될만한 짓만 하지 않으면 거칠고 투박하게 하는축구는 투쟁심이 있고 정신력이 강하다고 칭찬해준다. 우리는 그것을 단 한번도 나쁘게 생각했던적이 없다. 나쁜지 않다고 결론을 내린 것이 아니라, 애당초 나쁜지 아닌지 판단하는 알고리즘 자체가 없다는거다.
아흘리(사우디) 팬들이랑 얘기를 하다가 침대축구 얘기가 나왔었는데, 그들이 얘기했던건 단순하게 "규정 안에서는 아무 문제 없다"정도가 아니었다. 누워있다가 시간이 흐르면 그만큼 심판이 추가시간을 넣어주는데, 그렇게 될경우 쓸데없는 작전이 되며, 골이라도 먹히면 스팀팩 맞고 팔팔해지는 치사함을 감수해야 한다고 한다.
오히려 한국축구는 너무 폭력적이라고 했다. 심판에게 걸리지 않는 폭행과, 옐로카드라는 규정을 악용해서 딱 그정도만 사람을 줘 패가며 축구를 하는건 서로 축구선수라는 직업윤리의식을 망각하고 상대방의 축구 인생 자체를 조사버리는 일이라고 했다.
그리고 나에게 엄청난 질문을 던졌다. 심판의 눈을 피해서 해야만하는 반칙과, 심판 앞에서도 할 수 있는 침대축구. 과연 둘중 어느것이 더 나쁜 것이냐며 물어왔다.
심판의 눈을 피해서 하는 축구 vs 심판 앞에서 할 수 있는 축구
선수가 다칠 가능성이 있는 작전 vs 아무도 다치지 않는 비폭력 작전
우리가 "중동새끼들 또 눕고있어" 라며 백만서명운동으로 재경기를 요구할때 중동에서는 "한국새끼들 또 우리선수 줘패고있어" 라고 말하고 있었고, 저러니 중동새끼들이 발전이 없지 하며 우리가 으시대고있을때, 한국이 아시아 대표로 월드컵에 나가서 쳐발리고 들어오는 모습을 보며 신은 공평하다고 말하는 중동러들이 있었던거다.
오늘 카타르랑 축구를 하는데 알사드 그 개객기 감독이 온다고 하더라.
침대축구가 또 이슈 되는거 같은데, 애당초 걔들은 침대축구가 나쁜 축구라고 생각 자체를 못하는 애들이다. 우리가 아무리 개 씹 좆 하며 욕을 해봐야 때가되면 눕는 애들이고, 심지어 이번엔 경기 시작부터 누울수도 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우린 그걸 치사하다고 말하겠지만, 걔들은 눕는것과 치사함에 관련된 알고리즘이 작동해본적도 없는 애들이다. 마치 우리가 압박축구로써 중원을 쓸어버리고 가둬놓고 패는 것이 나쁜거라는 생각조차 못해본 것처럼. 아무리 욕을 해도 소용 없다. 우리가 빡친 모습을 보면 "뭔가 제대로 돌아가고 있다" 라고 생각할테니까.
이기고 있으면 걔네들이 침대할 이유가 없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