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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빠가 썼길래 써보는 부산빠의 경남전 후기

by 부산빠순구 posted Mar 20,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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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전을 맞아 앞선 라운드와는 약간 다른 포메이션과 선발을 들고 나옴

 

왼쪽 윙포에 박준태 대신 임상협이 나왔고

여태껏 정삼각형 중앙미들진을 꾸리며 앞선 꼭지점에 이규성을 선발로 내세웠지만

이번엔 역삼각형의 형태로 바꾸며 차영환이 첫 선발 출전을 함

그리고 포백에서 왼쪽을 맡던 구현준을 빼고 좀 더 공격적인 유지훈이 나옴

 

승점 동률 팀간의 경기이고 실력이 있는 팀이라

이전 라운드에서 앞서고 있던 후반 중반 이후 보다 안정을 위해 보이던 조합을 오늘 선발로 꺼내들었지만

상대방도 배려심이 너무 넘치는 모습을 보인 턱에

결과적으로 보자면 특히 중앙 미들진의 선발 구성은 실패가 아니었나 생각함

 

경기 얘기를 해보자면 

이전 1,2라운드 때 보여줬던 가장 큰 문제점이라면

중앙 미드진과 1선과의 거리가 너무 멀다는 점이었음

 

이정협은 센터백 혹은 페널티 라인 근처에다 90년대 스트라이커 같이 박아놓고

세 명의 미들진이 하프라인 근처에서 안정을 먼저 추구하며 다소 선 굵은 축구를 시도했었음

기존의 정삼각형을 놓고도 이러 했는데 역삼각형으로 중심을 잡다 보니 봄바람 휘날리는 공격 전개가 나오질 않음

 

그리고 조준호 감독은 라인 성애자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윙포들 역시 사이드 라인에 끼워 맞춰 놓는데다가

박준태에 비해 활동폭이 적은 임상협과 비글미 넘치지만 항상 혼자 신나있는 김문환 덕택에

사이드 공격 마저도 미미해 경남의 수비 간격을 찢어 놓는데 실패했다고 봄

 

게다가 이전까지 무실점이었다는 경남의 수비진들의 집중력이 상당히 좋았음

 

임상협과 김문환이 몇차례 돌파로 좋은 위치까지 볼을 가져갔지만

경남 선수들 서로간의 커버링이 워낙 좋아 마침표를 못 찍다 보니 

축구 보단 오히려 푸드코트에 더 관심이 가는 느낌이었음

 

그런 경남의 수비진을 보고 나니 우리 수비라인은 개선이 좀 필요해 보임

상대방이 천천히 빌드업 중인 안정적인 상태에서의 수비는 분명 좋은 편임 

근데 상대방이 밀고 올라오는 장면에선 서로 우왕좌왕 하는 모습이 자주 보임

특히 세컨볼에 대한 집중력이 상당히 부족한 모습이라 아산전에 이어 이번에도 수비진의 실책이 더 큰 실점을 가짐

 

그래도 후반 시작과 동시에

수비적인 차영환 대신에 루키안을 투입하고 활약이 미미했던 김문환 대신 박준태를 투입해

전반의 미스를 만회하려는 모습은 조준호에 대한 호의적인 생각을 계속 가지기에 충분했음

 

자신의 전술적 미스를 경기 중 인정하는 감독은 안익수 말고는 처음이었으니까

 

지난 아선전 떄도 그랬고 백허그에 강한 루키안이 투입되고 부터

포워드를 향한 발로 가는 패스가 많아지고 그만큼 상대방 박스까지 보다 쉽게 접근이 가능해짐

 

하지만 미드진들은 여전히 하프라인 근처에 위치하다 보니 

후반 중반 김현성을 투입하고 전체적으로 라인을 바짝 끌어올리기 전까지는

공격적으로 계속 불리한 숫자 싸움을 하게 되니 박스 근처에 가서도 다구리만 당하기 일쑤였음

 

왼쪽에 선 오른발잡이 박준태가 컷인만을 노리며 왼발로 크로스 올릴 생각이 없다면

보다 중앙으로 움직여서 1.5선쯔음의 공간을 메우고 활동량 좋은 유지훈을 좀 더 활용했으면 어떨까 생각했지만

원래 바람은 잘 이뤄지지 않다는 걸 느꼈음

그리고 연습경기 때에 고경민이 비워졌던 거기서 그 간극을 잘 메웠던 것도 떠올라 애틋한 그리움도 생겨났음

 

득점 장면만 보더라도 임상협 대신 김현성이 투입 되어 서로 보다 중앙에 밀집 되고

거기에 자연스레 생긴 사이드 공간을 너무 쉽게 공략하여 만들어냈을 만큼

이때까지 보다 좀 더 포메이션의 틀을 벗어난 전술을 보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함

 

게다가 활용도에 있어 다양한 공격수들이 있는 만큼

유연한 전술로 공간을 점유해서 가둬놓고 패도 될 듯해 보임 

 

이번 경기만 하더라도 앞만 보고 달렸을 때 득점과 함께 이후에도 많은 슈팅을 했었으니

 

여튼 오늘 경기는

생각 외로 수비적이었던 경남이랑 생각 없이 공격했던 부산이었다고 보면 됨

 

팀 엠블럼이 방패인데 오늘 후반 중반부터는 이 놈의 방패로 막을 생각은 없고 무기로 쓰다니 ㄷㄷㄷ

그래서 막 때려도 한 골뿐이었나 보다

 

그리고 3라운드까지 본 후 개인적으로

허범산이 나중에 빠지게 되면 대안은 있을까란 걱정이 들었음

 

강원에 있을 때 우리랑만 하면 시비 털고 싸움 일으키고 카드 수집하길래

게다가 얼굴도 나랑 닮아서 진짜 싫어하던 놈이었는데

오늘 미들진에서 탈압박하고 나갈 때 뒤에서 어떤 놈이 계속 잡아채고 도망가자

정색과 함께 발로 차는 모션 취하면서 혼이 실린 목소리로 ㅅㅂㄴ이 죽을라고 하는 거 보고 우리 팀 최애캐 됨

 

역시 진리의 내로남불

 

뭐 그것도 그거지만

미들진에서의 안정감이 상당해 보임

 

작년 김영신에 이어 올해 허범산까지 미들 낮은 지역 부터 여유있는 키핑과 더불어 좋은 볼줄기 까지

수비형 미들은 제주 특산물인가 싶음

유통기한이 좀 짧아서 그렇지ㅠㅠ

 

여하튼 의도치 않게 2연승 해서 선수나 팬이나 코칭스탭이나 구단직원이나 다들 자기 자신을 오해할 뻔 했는데

어려웠던 오늘 하루를 돌아보면 모두에게 좋은 자극이 되지 않을까 싶음

 

뭐 그래도 안 되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