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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골키퍼들의 J리그 진출에 관한 이런저런 생각

by CherryMoon posted Mar 31,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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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걍 개인적인 의견이니 너무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는 말 것 ㄲㄲ

 

1. 한국인 골키퍼 입장에서 본 J리그

- 이적이 비교적 자유로운 필드 플레이어들과는 달리, 골키퍼는 포지션 자체의 특수성 때문에 해외 진출이 상대적으로 더 어렵지.

우선 한번 주전이 정해지면 어지간해서는 안 바뀌기 때문에 선발 출장은 고사하고 벤치에 들기까지도 엄청난 시간이 들어가는데다가,

설령 출장했더라도 다른 선수들이 더 잘한다면 언제 후순위로 밀려날지 모르고, 심지어 포지션 자체의 TO도 눈물나게 적지.

실제로 작년에 골키퍼들이 잇따라 이적하기 전부터 일본에서 뛰었던 골키퍼들은 김진현, 오승훈, 이호승 3명이 전부였고.

 

뭐 어찌어찌 잘 풀려서 해외 이적을 확정지었다고 치자. 근데 이 뒤도 문제인게, 갈 나라마저도 한정적이야.

중국처럼 외국인 골키퍼 금지령이 내려진 리그도 있고, 유럽은 생활권의 차이와 의사소통의 어려움이 크지. 물론 경쟁도 더 빡쎄고.

그렇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더욱 도박성이 짙은 해외 진출을 결심했을까?

 

1-1. 연봉?

우선, 높은 연봉에 끌렸을 가능성이 있겠지. 아마 대표팀의 골키퍼들은 대부분 이러한 이유로 갔을 것이라고 봐.

A매치 (권순태, 김승규, 김진현, 정성룡), U-23 (구성윤), U-20 (안준수) 전부 연령대는 달라도 대표팀 소속이니까.

만약 기준을 더 넓게 잡는다면 유니버시아드 (오승훈), 덴소컵 (이호승) 역시 대표팀 명단으로 봐줄수도 있겠지.

하지만 이런 케이스는 결국 '대표팀' 프리미엄이 있다는 한계가 뚜렷해서, 이걸 모든 한국인 골키퍼들에게 적용할수는 없을 거야.

 

1-2. 경험치?

아니면 빠른 프로 경험을 원해서 J리그를 택했을지도 몰라. 실제로 J리그는 미성년자들과도 프로 계약이 가능하거든.

당장 안준수도 작년에 세레소에 입단했을 시점의 나이가 18살이었고, 올해 마츠모토에 입단한 고동민도 한국 나이로는 고3이야.

그러나 이런 어린 골키퍼들이 당장 한 팀의 즉전감이 될 확률은 한없이 낮기 때문에,

만약 팀에서 제대로 자리잡지 못하게 된다면 이것도 리스크가 꽤 크다고 볼 수 있겠지.

 

2. J리그 입장에서 본 한국인 골키퍼

- 일본은 2010년대 즈음부터 골키퍼들의 세대 교체 문제가 계속 발목을 잡고 있지.

당장 대표팀만 놓고 봐도 적지 않은 나이 때문에 하락세를 걷고 있는 가와시마가 계속 차출되는 중이니까. (가와시마는 신화용과 동갑)

게다가 그 뒤를 잇는 선수들의 나이도 썩 젊은 편은 아닌게, 대표팀에서 2선발인 니시카와도 벌써 30대에 진입했고,

비교적 젊은 축에 속하는 곤다나 안도의 경우에는 성장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입지가 다소 어중간해졌음. (안도는 현재 정성룡의 백업)

즉 주전 골키퍼들은 대체로 연배가 있는 편인데, 그 뒤를 이어줄 유망주들은 아직 제대로 발굴하지 못한 상황이야.

그래서 대체제로 신체 조건이나 문화권이 비슷하고, 연봉도 비교적 (?) 저렴한 한국인 골키퍼들을 택한 것이 아닐까 싶네.

 

3. 그럼 J리그의 외국인 골키퍼들은 전부 한국인인가?

-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렇지는 않아. 한국인 골키퍼들이 '많이' 있을 뿐이지, 외국인 골키퍼들이 '전부' 한국인은 아니거든.

대표적으로는 이와타의 골키퍼인 크르지스토프 카민스키가 있는데, 이 선수는 폴란드 국적이야.

2015년 이와타에 입단하여 41경기 출장을 기록하는 등 (딱 1경기 결장) 엄청난 활약으로 팀의 승격을 이끈 전적이 있지.

이외에도 기후에는 스페인 국적의 빅터, 토치기에는 스위스 국적의 죠니 등등 유럽 국적의 골키퍼들도 많이 있어.

다만 상술한 비슷한 문화권, 저렴한 연봉 등의 이유로 한국인 골키퍼들을 상대적으로 더 선호하는 것이 아닐까 싶네.

 

4. 그렇다면 다들 거기 가서는 경기에 자주 나오고 있는가?

- 현재까지의 모습만 보면 반반이라고 할 수 있을 듯.

자주 나오는 선수들은 대표팀 멤버들이 사실상 전부야. 그나마도 나이 때문에 J3리그에서 뛰는 안준수를 제외하면 1명이 더 빠지고.

게다가 대표팀 멤버들을 제외하면 대부분 어리고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이라, 각자의 성공 여부는 더 장기적으로 지켜봐야겠지 ㄲㄲ

그나마 에히메의 박성수가 처음 2년간은 1경기도 못 뛰다가 올해부터 늦게나마 주전 골키퍼로 등극하면서,

다른 비주전인 한국인 골키퍼들에게도 기회가 돌아갈 여지가 생겼다는 것이 조금은 고무적인 부분일지도...?

 

5. 주관적인 결론

- 사실 개인적으로는 기대 반 걱정 반이야.

비록 가까운 일본이긴 하지만 '우리나라 골키퍼들도 드디어 해외에서 인정받는구나' 하는 기대를 품으면서도,

'골키퍼라는 경쟁이 심한 포지션에서 다들 참고 버텨낼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적지 않게 들긴 해.

그래도, 사실 일본도 일본이지만 우리나라도 조금씩 골키퍼의 세대교체가 필요한 시기인 것 같아서,

강현무, 김동준, 이태희, 함석민 등등 국내에 있는 젊은 골키퍼들과 함께 일본에 있는 젊은 골키퍼들도 쭉쭉 성장해준다면,

미래에 골키퍼 걱정은 크게 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봐. 여튼 개인적으로는 한일 양국의 골키퍼들이 꾸준히 잘 커줬으면 좋겠음!

 

+ 써놓고 보니 우리나라도 아시아 내에서는 확실히 골키퍼 강국인 것 같기도 ㄲㄲ...