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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놈의 인생
가진 능력으로 뭔가를 해보려니 도저히 답이 안나오고
로또가 아니면 안양으로 가는건 언감생심 꿈도 못 꿀 일이고
그렇게 기다렸던 내 팀이 내가 울산으로 내려오고 나서 한해만에 생길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지 ㅋㅋ

그래도 초반에는 정규직까진 아니었지만, 아무튼 현대자동차 다니면서 돈을 꽤 만지니까
KTX 타고 왔다갔다해도 부담 없었고, 연차도 마음대로 쓸 수 있으니까 눈치 보일 일도 없었는데
촉탁계약 잘리고 다시 예전의 인생으로 돌아오고, 이제는 홀몸도 아닌데다 집사까지 돼버리니까
시즌권까지 사놓고도 1년에 홈경기 서너번 가는것도 벅찬 지경에 이르렀네 ㅋㅋ

내팀 경기 한번 보려면 경기 개최시간 기준 하루 전, 최소한 대여섯시간 전에 집을 나서서
300km가 넘는 거리를 내차로 운전해서 가는게 진짜 보통 정신력 아니면 힘들다는걸 요즘들어 스스로 느낀다
그런 와중에 오늘 파컵 결승 구경(이라 쓰고 경민이 재용이 구경갔지롱) 가는데
일요일 오전에 마냥 뒹굴거리다가 경기시작 한시간 전쯤에야 부스스 준비해서 집을 나서는데
차 몰고 가니까 경기장까지 30분도 안걸리더라?ㅋㅋㅋㅋㅋ

그러면서 진짜 자괴감같은게 들더라.
내가 지금 인생에서 안양 올라갈 일이 사실상 없어보이는데
그냥 울산에 뼈 묻는다 생각하고, 20년지기 친구들한테 평생 욕처먹을 각오 하고,
팬고이전을 감행해볼까 생각까지 했다.

그렇게 경기장에 갔고, 문수야구장 주차장에 차를 세운 다음 경기장까지 걸어가는데 집사람이 툴툴거렸다.
"""뭐야.. 그냥 소풍분위기잖아.... 오늘 축구하는 날 맞아?"
"""원래 축구하는 날은 가슴속에 총이나 칼 하나쯤은 품고 오는거 아냐?"
"""뭐야.. 원정 유니폼 입고 저렇게 당당하게 다녀도 되는거야?"
"""내가 축구 잘못 배운거야?(???)"

순간 정신이 번쩍 들더라.
내가 무슨 생각을 한거야.
마누라는 바꿔도 지지팀은 바꿀 수 없다는 말이 있잖아?
ㅋㅋㅋㅋ

그렇게 경기를 보고, 우승 세리머니까지 다 보고,  다른 선수들 다 돌아가는데도 끝까지 남아서 팬들이랑 사진 찍는
정재용 선수 모습까지 지켜보고(새끼 안양에서 배운거 큰 팀 와서도 팬들한테 잘 하는구나 생각 들더라 ㅋㅋ)
팬들에게 인사 마치고 돌아가는 정재용을 보고 용기 내어 불렀다.
"""재용아!!!! 너 출세했닼ㅋㅋㅋㅋㅋㅋㅋ"
정재용 선수가 반갑게 손을 흔들어주더라?
점퍼를 벗어서 안에 입고 있던 안양 트레이닝복을 보여줬다
재용이가 자기 왼쪽 가슴을 탁탁 치더라
그거 보니까 눈물이 나려고 했다 진짜로 ㅠㅠ















그래 내가 있을 곳은 안양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실울산서포터보니까울산팬하고싶은마음이싹사라지더라
편집메뉴에취소선버튼좀다시살려줘라 @보시옹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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