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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축구협회는 24일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를 열고 제2차 회의를 진행한다. 정해성 위원장을 비롯한 10명의 위원들은 이날 차기 대표팀 감독 후보군을 구체적으로 추려 선임 초읽기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축구협회는 이달 말까지 정식 감독을 선임해 3월 A매치인 태국과의 2026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 2연전(21일, 26일)을 맡긴다는 계획이다.
축구계에선 우려가 쏟아졌다.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 정식 감독을 선임할 게 아니라 시간을 두고 신중하게 차기 감독을 뽑자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3월 A매치는 임시 감독이 치른 뒤 오는 6월께 정식 감독을 선임해 2026 북중미 월드컵까지 맡기자는 것이다. 하지만 정 위원장은 지난 21일 기자회견에서 "(3월) 두 경기 임시 감독하러 누가 나서겠느냐"면서 "(K리그 감독 선임 경우) 직접 팀을 찾아가 양해를 구할 것"이라고 말해 사실상 특정 인물이 내정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면서 축구 팬들은 "일은 축구협회가 저질러 놓고, 수습은 매번 K리그가 하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축구협회는 지난 2007년 A대표팀과 올림픽 대표팀 감독을 겸직하고 있던 핌 베어백 감독을 경질한 뒤 당시 부산 아이파크의 박성화 감독을 올림픽 대표팀 신임 감독을 선임했다. 박 감독이 부산에 부임한 지 고작 보름 밖에 안 된 상황이었다.
최 감독 후임으로 당시 홍명보 감독이 선임됐지만 끝은 좋지 않았다. 부랴부랴 꾸려진 홍명보호는 브라질 월드컵에서 1무 2패로 16강 진출에 실패하고 돌아왔고, 공항에서 '엿 세례'를 받으며 국민적 비난을 들어야만 했다. 축구협회는 홍 감독을 지켜주지 않은 채 그대로 경질시켰다. 그럼에도 정몽규 축구협회 회장이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 후임으로 홍 감독을 1순위로 낙점했다는 얘기가 내부에서 흘러 나온다.
K리그는 내달 1일 개막을 앞두고 찬물을 끼얹은 분위기다. 특히 26일 축구 팬들과 함께 하는 'K리그 미디어데이' 행사가 초상집으로 전락했다. K리그1 12개 팀과 K리그2 13대 팀의 감독과 주장이 나서는데 자칫하면 대표팀 감독 문제로 어수선해질 수 있어서다.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