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 이야기] 서유 황수환 "나의 아르헨티나 유학 이야기"

by BOT posted Jun 28,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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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vio el Zurdo Juancito!"

(왼발잡이 Juancito(황수환의 스페인어 이름)를 보여주겠다!)

 

망설임 없이 유창한 스페인어로 자신을 보여주는 사람, 함께 있는 사람을 편하게 해주는 쾌활한 사람 그리고 긍정적인 힘이 넘치는 사람.

 

바로 작년 후반기에 서울유나이티드에 입단한 후 팬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던 3번 황수환의 이야기다. 4월 초 훈련 중에 입게 된 부상으로 경기장에서 볼 수 없었던 그가 두 달여 간의 재활을 거치고 한층 더 성숙해진 모습으로 팬들 곁으로 돌아왔다. 

 

부상때문에 곁에서 동료들을 지켜볼 수 밖에 없었던 황수환 ⓒ서울유나이티드

 

PART 1) 긍정은 나의 힘!

 

- 다시 생각하기도 싫겠지만, 이번 부상에 관해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어떻게 된 일인가?

 

일단 두 달 가까이 재활에 매진했는데, 무척 힘들었다. 원래 잔부상이 많아서 다쳤던 곳이 또 다치기도 했고, 허리가 특히 약하다. 이번에는 훈련 중에 무리했는지 햄스트링(허벅지 뒷근육)이 끊어져서 재활 신세를 졌다. 그런데 병원에서 검사를 해보니 어차피 운동하는 동안 한 번은 꼭 다치게 될 부분이라고 했다. 신체 구조상 운동선수로선 적합하지 않았는데, 이번 재활을 통해 해결됐다. 차라리 빨리 알게 된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긍정적으로! (웃음)

 

- 성격이 정말 긍정적이고, 듣던 대로 말도 많은 것 같다. 하하

 

그렇다. 엄청나게 긍정적이고 말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아르헨티나 클럽팀 '페로 카릴 오에스테'에서 활약하던 시절 ⓒ황수환 소장

 

PART 2) 잊을 수 없는 아르헨티나에서의 추억

 

- 아르헨티나 유학 이야기도 빠질 수 없지 않나. 그전에 먼저 축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부터 알려 달라.

 

부모님 두 분이 교사이신 교육자 집안이다. 그래서 축구를 하고 싶다고 했을 때 반대하셨고, 공부하길 원하셨다. 그러던 중 2002년 월드컵이 우리나라에서 개최되었고, 그때 마침 외국으로 축구 유학을 보내주는 프로그램을 추천받게 되었다. 월드컵의 효과였는지(?) 부모님의 동의하에 프로그램의 테스트를 받게 되었고, 운 좋게 통과되어서 아르헨티나의 명문 클럽인 ‘리버 플레이트(Club Atlético River Plate)’ 유소년팀으로 들어가게 되었다.

 

- 한 편의 드라마 같은 이야기다. 그곳에서 지금 최고의 선수들과 한솥밥을 먹으며 생활했다고 들었는데, 직접 ‘자랑스럽게’ 이야기해 달라.

 

하하, 정말 유명한 선수들이다. 바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활약 중인 이과인(레알 마드리드)과 현재 인간계 최강으로 불리는 팔카오(AS모나코)다. 솔직히 그때는 그들이 이렇게까지 유명해질 줄은 꿈에도 생각을 못했다. 그래서 같이 찍은 사진이 한 장도 없다. 이렇게 될 줄 알았더라면.. 증거는 없지만, 훈련도 같이 하고 그 외에 여러 운동도 같이하고 당연히 이야기도 많이 하고.. 아무튼 진짜 친했다. 스페인을 가서 만나게 된다면 알아보지 않을까? (웃음)

 

- 내가 좋아하는 팀이 레알 마드리드인데, 이과인이라니! 정말 신기하다. 그 외에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이야기해 달라.

 

당연히 문화 차이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특히 식생활에서의 차이다. 나는 김치가 없으면 안 되는 토종 한국인인데 외국은 빵, 수프 이런 종류를 먹으니...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빵에다 고추장을 발라서 먹는 것이었다. 스틱으로 된 짜먹는 고추장을 많이 사서 갖춰놨었다.

 

음.. 그리고 아르헨티나에서 친해진 동생과 여전히 가족처럼 지내는데, 현재 K리그 클래식의 대구FC에서 뛰고 있는 김귀현이다. 귀현이는 나보다 나중에 아르헨티나에서 생활을 시작했고, 사실 처음 봤을 때 한국 사람이 아닌 줄 알았다. 그런데 나에게 90도로 인사를 하더라. 그 모습보고 한국인인 걸 알게 되었다. 타지에서 서로 많이 의지했고 함께 한 추억이 너무나도 많다. 그냥 진짜 가족이라고 생각해도 무방할 정도로 허물없는 사이이다. 과거에 귀현이가 주인공인 다큐멘터리에 내가 카메오로 나온 적도 있다. 하하

 

- 어린 나이에 타국에서 혼자 나가 생활하면서 힘들지 않았나?

 

힘든 일이 없었다고 하는 건 정말 뻔한 거짓말이고, 처음엔 매우 힘들었다. 일단 처음엔 언어적인 차이가 가장 힘들었다. 그런데 나이가 어려서 그런지 비교적 빨리 습득할 수 있었고 그 후엔 의사소통에서 불편한 점은 없었다. 혼자 이것저것 해결하는 것도 처음이라 힘들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어린 나이에 혼자 생활했던 것이 자립심을 길러주었고, 나를 강하게 만든 것 같다. 

 

2012년 후반기 서울유나이티드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친 황수환 ⓒ서울유나이티드

PART 3) 황수환에 대하여..

 

- 운동하면서 여러 가지 일이 있었을 것이다. 그 중 가장 힘들었던 때와 자신의 전성기라고 생각하는 때는 언제였다고 생각하나?

 

먼저 올해 초가 가장 힘들었다. 여러 가지 일로 심적으로 힘든 때였던 것 같다. 그리고 전성기는.. 개인적으로 아직 온 것 같지 않은데 주위 사람들에 의하면 작년 말에 가장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고 한다. 그러니까 처음 서울에 왔을 때를 현재까지의 전성기로 꼽겠다.

 

- 모든 사람에겐 롤 모델(role model)이 있다. 특히 축구선수들에겐 롤 모델이 주는 영향이 클 텐데, 어떤 선수의 축구 스타일을 추구하나?

 

가장 좋아하는 축구선수는 독일의 ‘필립 람(Philipp Lahm)’이다. 2003년이었나? 그 선수가 선발 명단이 아니었을 때부터, 사람들이 잘 알지 못했을 때부터 좋아하기 시작했다. 정말 축구도 잘하고, 얼굴까지 잘생겼다. 하하! 하지만 람은 체격적으로 나와 달라서 그 선수보다는 에브라의 스타일을 본받으려 고한다. 다부지고 경기에 적극 가담하는 모습, 무엇보다 체격 조건이 나와 비슷한 것 같다.

 

-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성격이 굉장히 쾌활한데, 자신의 장단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축구 외적인 부분을 이야기해줘도 좋다.

 

축구선수니까 축구 내적인 장점부터 말하자면 누구보다 열심히 뛰려고 하는 것이다. 몸 상태에 상관없이 항상 최선을 다해서 뛰려고 한다. 하지만 큰 단점은 몸으로 수비하려는 것이다. 태클할 때 무조건 몸으로 부딪히려고 한다. 나이가 들어가는 만큼 패기보다는 노련미를 가지고 영리하게 경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열심히 고치고 있다.

 

그리고 축구 외적인 장점은 느끼신 그대로 쾌활한 성격? 하하. 믿을진 모르겠지만, 어렸을 때는 매우 소극적이고 조용한 아이였다. 유학하면서 성격이 변했다. 유학하면서 얻은 것이 참 많다. 단점이라고 하면... 이런 걸 믿지는 않지만, 일반적으로 말하는 AB형의 특성을 다 가지고 있다. 굳이 상세히 말하지 않아도 다들 아실 거라고 믿는다. (웃음)

 

- 그렇다면 축구 외에 즐기는 취미생활은 있나? 아니면 스트레스 해소법이 있다면 알려 달라.

 

취미생활은 따로 없다. 취미생활이라기보다는 요즘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루도 빠짐없이 즐기고 있다. 운동을 쉬면서 살이 찌다 보니까 필수적이기도 하고 곧 여름이 다가오지 않나? 노출의 계절 대비를 열심히 해야 한다. 하하

 

그리고 스트레스 해소법은 별것 없다. 그냥 집 근처가 뚝섬인데, 답답할 때마다 뚝섬을 찾는다. 원래 한강 하면 ‘치맥’인데.. 술을 못 마셔서 치맥까지는 못하고 그냥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시원해진다. 요즘 같은 날씨의 뚝섬, 최고다!!

 

서울유나이티드와 황수환, 이제 다시 시작이다! ⓒ서울유나이티드

 

PART 4) 황수환, 서울유나이티드를 말하다

 

- 팀에서 어떤 선수와 친한지 궁금하다.

 

주장 (김)규태형과 전반기에 등록이 안 된 (김)정희와 친하다.

 

- 그렇다면 호흡이 잘 맞는 선수는 누구인가?

 

(사)재형이형이랑 (손)재영이랑 호흡이 잘 맞는다. 몰랐는데 지난 시즌 경기 기록을 보니 특히 (손)재영이랑 잘 맞더라. 내가 패스를 주면 잘 마무리해줬다. 그리고 (김)규태형과는 친하기도 하지만 경기장에서의 호흡 또한 잘 맞는다. 참 좋은 형이다. 하하

 

- 김규태 선수가 이 기사를 꼭 보셨으면 좋겠다. 이제 지금까지 했던 질문 중 가장 곤란할지도 모를 질문하겠다. 팀 내 외모 순위를 3위까지만 정해 달라.

 

아.. 솔직히 우리 팀에 잘 생긴 선수들이 너무 많다. 굳이 뽑자면……. 1위는 박정, 2위는 전재한, 3위는 남요한으로 하겠다. 아! 규태형도 뽑아야 하나? 하하

 

- 마지막으로 가장 멋지게 보일 기회를 주겠다. 서울유나이티드 선수로서의 각오, 서울유나이티드를 향한 바람 그리고 팬 분들께 한마디 하고 끝내도록 하자.

 

가장 하고 싶었던 말이다. 지난해 같이 챌린저스리그에서 뛰던 부천FC가 K리그 챌린지로 승격했는데 우리 팀 또한 서울시의 지원을 받으면 프로로 갈 수 있다고 들었다. 반드시 그렇게 돼서 좋은 환경에서 경기할 수 있게 되리라고 믿는다. 내가 바라는 건 우리나라에 축구팀이 야구 못지않게 많이 생겨서 한국 축구가 더 발전했으면 좋겠다. K리그 클래식와 챌린지 두 리그를 합친 팀의 수가 20개도 안 된다는 게 너무 슬프다.

 

그리고 팬들께는 항상 진심으로 감사하고 있다. 홈, 원정 구분 없이 매 경기 찾아와주셔서 정말 많은 힘을 얻고 있다. 선수로서 해야 할 건 좋은 경기로 보답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복귀했으니 앞으로 팬 분들을 위해서 더욱 열심히 뛰는 성실한 선수가 되겠다. 앞으로 날이 더 더워질 텐데, 더위 조심하시고 경기장에서 뵙겠다. 너무 감사하다! 우리 모두 파이팅!

 

글 = 서울유나이티드 명예기자 박수지 (suji5084@naver.com)

사진 = 차영민 님, 황수환 본인, 서울유나이티드

 

원문 출처 = (http://www.seoulutd.com/194117)

 

국내 축구 전문 팀 블로그, 축구공작소에서 서울 유나이티드 명예기자 분들이 쓴 챌린저스리그 서울유나이티드의 이야기를 여러분에게 전해드립니다. 서유 이야기의 모든 저작권은 서울 유나이티드 측에 있으며 무단 전재 및 재배포를 금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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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출처 : http://kffactory.tistory.com/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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