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번째 연고이전 시도, 그게 최선 입니까?

by BOT posted Aug 23,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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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K리그 수원 블루윙즈와 지지대더비라는 이름으로 오랜 라이벌 관계를 형성했던 안양 LG 치타스

가 서울로 연고이전을 강행하며 ‘FC 서울’이라는 이름으로, 그리고 2년뒤인 2006년 2월에는 축구팬들도

모른체 구단과 프로연맹의 물밑작업 끝에 부천SK가 제주도로 연고이전을 감행하면서 ‘제주 유나이티드’

라는 팀으로 연고이전을 진행하면서 대한민국 K리그 역사에 2번이나 ‘연고이전’이라는 소위 흑역사가 

기록되었다. 그리고 2013년, K리그 클래식이라는 이름으로 바뀌고 난 이후 우리는 또 다시 ‘연고이전’

이라는 어두운 그림자를 만나게 됬다.


아니 이게 무슨소리요, 구단 양반.

일간스포츠는 23일 오전에 단독기사로 K리그 클래식의 성남일화가 내년인 2014년에 ‘안산 FC (가칭)’

라는 이름으로 활동할 것이라는 기사를 내보냈다. <해당 기사보기> 성남 일화의 모기업인 통일그룹이 

성남 일화 축구단을 안산시에게 매각한 뒤 시민구단 화한다는 내용이다. 사실 축구팬들 사이에서도 

이 통일그룹의 움직임에 대해 의구심을 들었던 건 사실이다. 작년 9월 성남일화 창단에 많은 투자를 한 

문선명 통일교 총재가 별세한 이후 선문평화축구재단이 주최했던 피스컵과 피스퀸컵을 정리했고 

여자축구리그 WK리그팀인 충남일화를 해체시키는 등 축구팬들 사이에서도 ‘문선명 총재의 후계를 

받을 사람들은 축구보다는 야구를 좋아한다’, ‘축구팀 없애고 야구팀 만드는 것이 아니냐’라는 의견이 

분분했기 때문에 문 총재 별세 후 이뤄지는 수순을 보면 그냥 무시할수 없다고 느껴진다. 하지만 이것이 

단지 성남만 그랬을까? 지난 2004년과 2006년 연고이전과 관련한 하나의 평행이론을 찾아볼 수 있다.


연고이전속의 비틀즈 코드

2004년 이전, 그러니까 안양LG가 서울로 연고이전하기 전부터 서울에 프로축구팀을 만들어야 된다는 

움직임이 있었고 붉은악마와 대한축구협회, 그리고 '서울지역 프로축구팀 창단을 위한 서포터즈 대표자 

협의회(약칭 서서대협)‘가 뭉쳐서 가칭 ‘FC 서울 유나이티드’라는 이름의 서울 시민 프로축구단 창단을 

지지하는 서명운동을 이어왔고 2003년 K리그 올스타전에서는 ‘서울FC’라는 대형 통천 퍼포먼스를 

진행하면서 서울에 프로축구팀을 창단해야 된다는 움직임이 있었다. 하지만 그런 노력도 잠시. 2004년 

안양LG는 서울로 연고이전을 하면서 서울시민프로축구단을 창단준비하려던 사람들과 안양 축구팬들에게 

씻을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2241F74D5216CEEF18C9882번째 연고이전, 그것도 야반도주급의 행동으로 모든 축구팬들은 제대로 뿔났다. <출처 : 연합뉴스>

2005년 2월, 제주도 서귀포시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프로축구단 창단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가졌다. 제주 월드컵 경기장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서 무엇보다 제주도를 연고하는 프로축구단이 생겨야 

된다는 것이다. 이에 제주의 축구인들 사이에서 ‘제주FC’라는 이름의 프로축구팀 장단을 위해 준비를 

했고, 당시 인천 유나이티드의 장외룡 감독을 포함해서 많은 축구인들이 제주 프로축구팀 창단을 

지지하는 모습도 보였지만, 2006년 2월에 많은 축구팬들이 생각지도 못한 시점에서 부천SK가 제주도로

연고이전하는, 당시 축구팬들 사이에서 부른 소위 ‘야반도주’를 하는 일이 벌어졌다. 


2번째로 터진 연고이전 사태에 축구팬들은 강하게 항의하고 연고이전 반대 퍼포먼스를 보여주었지만 

독일월드컵 분위기에 맞물려 큰 파장을 불러 오지 못했다. 이처럼 기업구단이 아닌 시민구단 창단를 위해 

힘쓰고 많은 준비를 해왔던 사람들에게 허탈함을, 자신이 응원한 팀에게는 배반감을 안겨준 이 연고이전이 3번째로 맞이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연고이전? 무슨 생각 하시길래 이런 결정을 했어요?

사실 성남은 기록으로 보면 과거 1번의 연고이전이 있었던 팀이다. 천안에서 지금의 성남으로 자리를 

옯겼는데, 그 당시 상황을 보면 천안에서 활동했을때는 당시 홈경기장이었던 오룡경기장의 상태가 상당히

안좋았었고 K리그 역사상 웃지못할 에피소드인 '제비뽑기 사건'의 배경도 일화 천마가 천안에서 활동했을때 벌어진 일이다. 그만큼 경기장 부실과 지자체의 지원 부족으로 천안을 떠나 성남에 안착했었어도 

모기업이 통일교라는 이름으로 성남에 연고를 둔 기독교 단체들의 상당한 견제와 압박을 받았지만 

K리그 4번의 우승과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이라는 큰 성적으로 좋은 인상을 만들었던 팀이다.


252D38495216D00B24FE58아직 외국에서는 성남 하면 ACL 우승했던 명문팀으로 기억된다. 이 팀이 재정난으로 매각하고 연고이전 하겠다고? <출처 : 성남일화 홈페이지>


그런 팀을 재정난을 이유로 안산시에게 매각해서 연고이전을 감행하겠다는 건 말도 안되는 변명이다. 

안산시의 김정택 시의원은 일간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1만 명이 넘는 안산 시민이 시민프로축구단 

창단을 찬성한다고 서명했다. 프로축구단에 대한 시민들의 열망이 상당하다"고 했다. 그런데 시민들이 

서명했던 시민구단 창단지지는 K리그 클래식팀을 인수해서 새로운 팀으로 만들자는 의미가 아니다. 

지금 K리그 챌린지의 안양FC를 예로 드는 여론이 있을터인데, 안양은 이전부터 창단 움직임이 컸고 

당시 내셔널리그 고양 KB의 모기업인 KB국민은행이 적절한 타이밍의 꼼수까지 맞아 떨어지면서 

합쳐진것이다. 지금 성남의 그것과는 아예 구조가 다른 샘이다.


수도권 팀인데도 관중이 없다라는 비아냥 소리를 들으면서도 묵묵히 경기장에서 성남FC를 외치던

SF1080, 황기청년단, YRU, 천마불사 등의 서포터 들은 무엇이며 온갖 텃새를 무릎쓰고 프로리그 우승과 국제대회 우승의 기록은 이제 잊어도 좋다는 건가? 기업구단의 잘못된 운영마인드로 K리그는 2번의 

연고이전이라는 팬과 지역민들에게 지울수 없는 주홍글씨를 남겼고, 이번에는 팀을 매각해서 지역을 

옯기는 또 다른 연고이전을 준비하고 있다. 안산시는 그걸 또 좋다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한다.

어느곳에도 이득이 없고 팬들에게 비아냥과 무시를 받기 충분한 연고이전이 3번째,

마음같아선 카투니스트 이말년씨의 웹툰이었던 '이말년 씨리즈'에 나온 이 명대사(?)를 외치고 싶다.

"고만해, 미친#들아!"


글 = 정기영(kylife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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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출처 : http://kffactory.tistory.com/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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